(사진=자료사진/노컷뉴스)
경찰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외근 형사의 노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한때 '경찰의 꽃'이라고까지 불렸지만, 노동 강도가 높고 그에 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면서 이제는 기피 부서 중 하나가 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전지역 5개 경찰서 외근 형사의 전체 숫자는 모두 172명. 이중 다소 고령에 해당하는 40~50대는 133명으로 절반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반면, 이제 막 경찰 생활을 시작하며 형사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보이는 20대는 단 7명에 불과하다.
충남도 사정은 마찬가지.
서천경찰서는 외근 형사 8명 중 20대가 아예 없다. 한 명을 뺀 7명이 40~50대다.
논산경찰서와 홍성경찰서, 당진경찰서 또한 20대가 각 단 한 명뿐이고 세종경찰서는 아예 20대가 없다.
청양경찰서에도 20대 형사는 전무하다. 이들 경찰서는 마찬가지로 40~5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주를 이루고 있다.
외근 형사 기피현상의 원인은 젊은 경찰들이 지원 자체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승진시험 준비를 위해 형사 지원을 꺼리는 경우도 여기에 포함된다.
상대적으로 공부하기 수월한 생활안전계, 즉 지구대나 내근직 근무를 선호하고 있다는 뜻이다.
외근 형사 기피현상이 자칫 치안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대전지역 일선서 한 형사는 "예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젊은 사람들이 형사라는 직무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나이가 많다고 해서 검거율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부서 자체가 고령화되다 보니 힘에 부치는 느낌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