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이 서부전선에서 포격도발을 감행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이번 사태로 인해 남북한 사이에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김정은 정권이 불안정하고 불가측한 행보를 보이는 점을 들어 한반도 상황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이번 포격도발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항하는 '저위험' 방식의 도발"이라며 "남북한 사이에 잠재적으로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롬버그 연구원은 그러나 "현재로서는 북한이 이번 도발이 더 큰 충돌로 이어지거나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더글러스 팔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북한이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불쾌감을 군사적인 수단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한의 이번 도발이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직접적 반응이라기 보다는 부정적인 경향을 띠어온 남북관계의 패턴을 보여준다"고 관측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도발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따른 대응 차원으로서, 온건한 수준의 긴장유발 행위"라며 "북한은 한국이 과연 어느정도 긴장의 사다리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인가, 즉 한국 정부와 군의 결의를 시험해보려는 의도가 커보인다"고 말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정권은 정권 차원의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 한반도 상황의 긴장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김정은 정권의 충동성과 불가측성을 감안하면 당분간 긴장이 고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간 한반도 상황이 긴장될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실수하거나 너무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남북간의 충돌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베넷 연구원은 이어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나 이는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심각한 보복에 직면하고 중국으로부터 분노를 사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정권의 괴팍한 기질로 인해 정권 차원의 '오판'이 있을 수 있고 한·미 동맹차원의 대응을 촉발하는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상황이 조성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군사정보 분석·컨설팅업체 IHS 제인의 앨리슨 에번스 연구원은 "앞으로 양측간의 긴장이 크게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며 "서로 비난 방송을 주고받거나 북한의 사이버공격 감행,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포격, 북한의 미사일 또는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 등이 일어날 개연성이 크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