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웠던 경기도 연천군 주민들은 23일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틀째 이어진다는 사실에 여전히 기대를 가지면서도 긴장한 표정으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군사행동을 예고하며 최후통첩을 했던 전날 오후 5시를 앞두고 일촉즉발의 위기 속 대피소로 몸을 피했던 연천군 주민들은 상당수가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
전날 저녁 시작된 남북 고위급 접촉 진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시각각 전해지는 뉴스 속보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중면 삼곶리 주민인 장모(42.여)씨는 “그냥 TV만 보면서 '조용히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면서 “다시는 이런 긴장을 하지 않고 지냈으면 한다”고 바랐다.
주민 김귀영(69)시는 “율무밭 농사일을 손 놓고 있으니까 생업에도 지장이 크고 한숨만 나온다”면서 “(고위급 접촉) 결과가 좋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기대와 우려가 섞인 표정이었다.
바뀐 잠자리에 적응을 못 한 고령의 주민들은 대피소 문 앞으로 나와 답답한 마음을 바람을 쐬며 달래는 모습이었고, 타지에 있는 자녀들에게서 안부 전화가 오면 오히려 다독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