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이 25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되자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민방공 대피소의 비상 근무자들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25일 새벽 남북고위급접촉에서 극적 합의를 이뤘다는 반가운 소식에 전쟁의 공포를 벗어던진 시민들의 출근길 발걸음은 전에 없이 가벼웠다.
서울 목동에서 만난 이정훈(57) 씨는 "아직 어린 조카들을 바라보면서 전쟁이라도 나면 어떻게 아이들을 챙길까 많이 걱정했는데 밤 사이에 타결됐다니 더없이 반가운 소식 아니냐"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번 협상에서 이산가족 상봉 등 우리 측 요구안까지 적극 수용됐다는 소식에도 시민들은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문명준(53) 씨는 "이산가족 상봉은 당연히 해야할 일이었는데 그동안 못했던 만큼 더 기쁜 결과 같다"며 "금강산 관광 길까지 다시 열린다면 더 좋겠다"고 밝혔다.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에도 침착하게 대처한 우리 국민의 태도가 협상 타결의 원동력이라는 자부심 어린 반응도 있었다.
택시기사 김준석(56) 씨는 "예전에는 물품 사재기도 하고, 도망가겠다는 사람이 많았다"며 "이제는 도망가지 않고 나라도 나가서 싸우더라도 우리나라를 지키겠다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북에서도 느낀 점이 많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이은 무력 도발에도 꿋꿋이 최전방을 지킨 국군 장병들에게도 칭찬과 격려가 쏟아졌다.
민용기(60) 씨는 "군인들이 휴가도 나오지 못하고 부대로 복귀하고, 심지어 전역까지 미뤘잖느냐"며 "아들, 딸 같은 우리 군인들이 제일 애썼다"고 말했다.
최영철(66) 씨는 "젊은 사람들이 전쟁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나라를 위해 군복무를 연장하면서 군에 남았다니 무척 놀랐다"며 "이렇게 책임감 있는 젊은이들이 사회에 나와서도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