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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실버산업에 눈을 돌려라

    대한상의 보고서, 2020년 세계 실버산업 규모 15조 달러

    (사진=자료사진)

     

    전 세계적으로 인구고령화가 빨라지며 실버산업의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국내기업의 준비 실태는 크게 미흡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실버산업에 대한 기업의 대응실태’ 보고서를 통해 “고령화가 세계적 추세이고 베이비붐 세대 퇴직, 연기금 확대 등에 따라 고령층의 소비여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기업은 실버산업을 성장기회로 활용하려는 준비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노년층의 편의와 생활을 지원하는 실버산업은 전 세계적 인구고령화 추세에 따라 그 규모가 급속히 팽창해 전 세계 실버산업 규모는 꾸준히 성장해 2020년경 약 15조 달러(1경 7,68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UN도 전 세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15년 현재 6억명에서 2030년에는 9.9억명, 2060년 18.4억명으로 급증하며, 고령층 대상제품과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60년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37.1%로 전 세계 평균(18.1%)의 2배를 웃돌 것으로 예측됐다.

    대한상의는 고령인구 급증과 함께 고령층의 구매력도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그 근거로 OECD국가들의 65세 이상 인구 고용률이 2001년 9.16%에서 2013년 11.44%까지 증가한 점을 들었다.

    노후 지출의 기반이 되는 연기금 규모도 전 세계적으로 2009년 23조 8,750억 달러에서 2013년 31조 9,800억 달러로 급증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럽이나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는 고령층을 위해 의료와 ICT의 결합, 주거환경 개선 등을 시도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지능시스템(知能システム)’사는 오감센서를 통해 사람과 육체적·정신적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공지능 간호로봇을 상용화했으며 독일의 ‘Usaflex’사에서는 욕조 자체에 개폐식 문을 설치해 욕조의 턱이 높아 발생할 수 있는 사고위험을 줄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한상의가 최근 고령친화산업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버산업 진출 동향을 조사한 결과 “실버산업에 진출했다”는 기업은 11.0%에 불과했고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기업도 24.4%에 그친 가운데 64.6%의 기업이 ‘향후에도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고령친화산업은 의약품, 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생활용품, 금융, 요양, 주거, 여가 등 9개 산업을 총망라하고 있을 정도로 광범위한 신산업군이다.

    고령친화업종 기업들이 실버산업 진출을 주저하는 이유는 ‘노하우 및 관련정보 부족’(47.7%)과 ‘체계적 육성정책 미비’(30.8%)가 주로 꼽혔다. 이밖에 ‘국내 고령층의 낮은 소비성향’(14.0%)과 ‘내부인식 미약’(7.5%)이 실버산업 성장의 걸림돌로 거론됐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제공)

     

    ◇ 국내 실버산업, 베이비붐 세대 퇴직과 은퇴자산 증가로 '폭발' 예감

    대한상의에 따르면 국내 고령화 속도는 여타 선진국을 앞서며 실버산업 규모가 고령인구 규모에 미치지 못해 2012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에 대한 실버산업 비중은 일본이 85.2%, 독일이 59.1%이지만 우리나라는 47.7%에 그쳤다.

    정부의 고령화정책도 노인층의 보건 ‧ 복지지출에 치중한 나머지 실버산업 육성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어 2015년 ‘100세 사회 대응 고령친화제품 연구개발 R&D 사업’에 투자되는 예산은 40억 원으로 전체 보건의료 R&D 투자액(4,535억 원)의 약 0.9%에 불과하다.

    독일이 고령친화제품 및 기술 개발을 위해 매년 지원하고 있는 약 3억 유로(4,000억 원)의 자금이나 일본이 2014년에 고령자를 위한 생활용품 개발을 위해 지원한 476억 엔(4,648억 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대한상의는 “국내 실버산업이 아직 취약한 상황이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과 은퇴자산 증가로 실버산업에 성장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실버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1차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 출생, 만 50~59세)는 현재 약 71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2014년 기준 평균 약 4억3000만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1차 베이비부머세대와 더해 전체 인구의 약 12.1%를 차지하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8~1974년 출생)까지 고령층에 진입하면 실버산업의 수요기반 확대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 등을 합한 국내 은퇴자산의 총규모는 2011년 769조에서 2015년 1,215조로 증가했고, 2020년에는 2,002조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제공)

     

    ◇ 2060년 세계 2위 고령국가 한국 실버산업 '선택 아닌 필수'

    국내 실버산업 관심기업은 진출희망 분야에 대해 ‘보건‧의료산업’(52.6%)을 가장 많이 꼽았고, ‘여가산업’(17.2%), ‘노후연금적립’(16.9%), ‘각종 대행서비스 수행’(7.5%), ‘주거환경개선사업’(2.9%), ‘로봇, IT 등 자동화설비 제작․보급’(2.6%) 등을 차례로 꼽았다.

    {RELNEWS:right}실버산업의 성공 키워드로는 ‘건강 친화’(31.5%)를 첫 손에 꼽았고, ‘안전성’(22.7%)과 ‘편리성’(21.4%), ‘사회연대’(11.0%), ‘저렴한 가격’(8.8%), ‘소형화’(4.2%) 등을 들었다.

    실버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실버세대의 소득안정과 일자리 확보’(39.6%), ‘실버산업 기반 및 제도 체계화’(32.8%), ‘고령친화 제품의 개발확대 및 관련기업 육성’(13.0%), ‘해외선진사례 연구 및 협력 강화’(4.5%) 등을 지목했다.

    조성훈 연세대 교수는 “고령층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일자리 창출 및 보호 정책으로 고령층의 소득을 안정시켜 구매력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고령친화산업 진흥법을 보다 체계적으로 개정하여 기업들의 실버산업 진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급속한 고령화로 2060년경 세계 2위의 고령국가 진입을 앞둔 우리로서는 실버산업 발달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국내외 고령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는 고령친화 제품 개발을 확대하고 관련 기업도 체계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시장선점, 일자리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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