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안보법, 평화헌법에 맞게 운영될지 주변국 우려
- UN은 중립 아닌 옳은 편의 공평 추구.. 日 몰이해
- 일본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UN에서 안 먹혀
- 북 미사일 쏘면 지금까지 없던 무역제재 가능성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준 (UN 대사)
“한국은 UN사무총장을 담당할 만한 나라가 아니었다”
여러분, 이 발언 기억하시죠? 얼마 전에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자민당 총재특보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야말로 공분을 일으켰죠. 게다가 아베 총리는 일본이 군대를 갖는 이 안보법, 안보법이 거의 모든 국가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말을 했고요. 또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하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습니다. 우리로서는 껄끄러운 대목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이분과 함께 짚어보죠. 오준 주 UN대사. UN 경제사회이사회 의장이기도 하신 분입니다. 라디오 방송에 첫 출연이시래요.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오준 대사님, 안녕하세요.
◆ 오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어디 계신가요?
◆ 오준> 뉴욕에 있습니다.
◇ 김현정> 뉴욕에. 어려운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오준> 반갑습니다.
◇ 김현정> 우선 축하를 드려야 될 것 같아요. UN 경제사회이사회라면 이제 UN의 6대 핵심 기관 중에 하나 아닙니까? 여기 의장 맡으셨어요.
◆ 오준> 네. 제가 시기가 아마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겸손한 말씀이신데요. 어깨가 무거우시죠?
◆ 오준> 예. 유의할 게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먼저 요사이에 국제사회의 큰 현안. 먼저 일본부터 풀어보겠습니다. 안보법. 쉽게 말하면 이제 일본이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는, 나라로 만드는 그런 법인데, 이 법을 두고 아베 총리가 "거의 모든 국가에서 지지와 이해를 받고 있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해외 여론을 많이 접하는 분으로서 이 주장 맞습니까?
◆ 오준> 글쎄요. 그런 주장은 아마 안보법을 통해서 UN평화유지활동 같은 그런 국제평화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하는 측면에서 아마 그런 얘기를 한 걸로 저는 이해하는데요. 기본적으로 그런 병력을 해외에 진출하거나 하는 데 있어서 전후에 일본이 유지해온 평화헌법의 정신, 그거에 맞게 운영이 돼야 되겠죠.
◇ 김현정> 그렇지 않을 가능성까지 열려 있기 때문에 지금 주변국들이 모두 우려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오준> 그렇습니다. 그런 가능성에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겠죠.
◇ 김현정> 아마 UN대사 입장에서 더 깊은 얘기를 하시기는 쉽지 않겠습니다마는 속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많죠?
◆ 오준> 예.
◇ 김현정> 그런가 하면 우리 국민의 공분을 샀던 발언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자민당 총재특보가 이런 말을 했어요. ‘한국은 UN사무총장을 담당할 만한 나라가 아니었다.’ 쉽게 말하자면 반기문 총장은 총장감이 아니었다, 이런 말이 되는 건데. 오준 대사께서는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오준> 그건 우선 상식에 맞지 않는 말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다른 걸 다 제쳐놓고라도, 반기문 사무총장이 2006년에 UN사무총장으로 안보리에서 선출될 때 일본도 비상임이사국 중 하나였습니다. 반 총장님을 선출한 15개의 안보리 이사국 중 하나였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의 과거 행동과도 맞지 않는 이야기고요.
◇ 김현정> 자기들이 뽑아놓고 이제 와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 이 말씀이세요.
◆ 오준> 그렇죠. 그밖에도 아마 그런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반 총장께서 중국에서 열린 2차대전 종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는 것 같은데요.
◇ 김현정> 이른바 전승절 행사요.
◆ 오준> 반 총장은 그 행사뿐 아니고 러시아나 폴란드나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종전 70주년 행사에도 다 참석했고. UN이라는 국제기구는 기본적으로 2차대전의 종전의 결과물로서 탄생한 것입니다. 2차대전이 끝난 후에 다시는 인류가 이러한 참혹한 전쟁을 되풀이하지 말자 하는 뜻에서 UN이라는 걸 만들었기 때문에 UN과 2차대전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고, 반 총장께서 2차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행사에 어디 한 군데만 간 것이 아니고 회원국들이 주최하는 행사에는 일정이 허용하는 한 다 참석을 하신 것이기 때문에 무리한 주장입니다.
◇ 김현정> 일각에서는 혹시 박근혜 대통령이 거기 가시니까 반 총장도 자리를 빛내주려고 어려운 걸음 한 거 아니냐, 일부러 간 거 아니냐, 이런 얘기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더러.
◆ 오준> 제가 알기로는 오래전부터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가는 걸로 돼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오래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가시는지 안 가시는지 결정나기 전부터?
◆ 오준> 그렇죠. 그것보다 훨씬 전에 반 총장께서는 참석하는 걸로 돼 있었습니다.
◇ 김현정> 일본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떤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보세요?
◆ 오준> 이제 일본이 아마 사무총장이 중립을 지켜야 되는 게 아니냐, 이런 표현을 썼다고 저는 들었는데요. 이 부분은 반 총장께서도 분명히 얘기했지만 UN은 중립을 지키는 게 아니고 공평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 김현정> 공정, 공평한 기구다 이런 발언을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하셨죠.
◆ 오준> 그렇죠. 영어로는 중립은 Neutral이고 공평한 건 Impartial인데, 그 뜻이 다르다 하는 말로 반 총장께서 하신 이야기인데, 쉽게 말씀 드린다면 옳고 그른 것이 있을 때 중간에 서는 것이 UN의 할 일이 아니다 이거죠. 중립이라는 건 항상 중간에 서는 건데, 옳고 그른 문제에 있어서는 UN은 중간에 서는 게 아니고 옳은 쪽에 서야 된다는 뜻입니다.
◇ 김현정> 옳은 쪽에. 바른 곳에 서는 것이 UN의 할 일이다. 반기문 총장은 뭐라고 하세요?
◆ 오준> 반 총장님의 그런 의도, 즉 어느 나라든지 회원국들의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는 방침, 그 다음에 또 중립과 공평의 차이, 이런 것에 대한 반 총장님의 설명을 잘 들으려고 하지 않고 그냥 비난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 김현정> 그만 중단해라, 이런 입장이신 거죠?
◆ 오준> 그렇습니다.
오준 유엔 대사 (사진=유튜브영상 캡처)
◇ 김현정> 오준 주 UN대사 만나고 있습니다. 오늘 일본 얘기 할 게 많네요, 대사님. 무슨 얘기냐면, 아베 총리가 최근에 “일본이 UN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임이사국이라면 고작 5개 국가만이 차지할 수 있는 그런 자리인데 거기에 끼고 싶다는 거죠. 그러려면 전체회원국 3분의 2가 동의해야 하고 상임이사국 5개국은 전부 동의해야 하는 그런 건데,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 오준> 현실적으로 그건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없다, 낮다?
◆ 오준> 낮다. 왜냐하면 상임이사국이 다섯 나라가 지금 있는데 상임이사국의 더 늘리겠다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상임이사국은 그냥 상임일뿐만 아니라 거부권도 가지고 있고, UN에서는 아주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 나라만 반대해도 더 이상 추진이 안 될 정도로 강력한.
◆ 오준> 그렇죠. 그런 식의 특정 국가에게 거부권을 주고 강력한 권한을 준 것은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UN이라는 기구가 2차대전의 결과로서 탄생한, 말하자면 승전국들이 만든 기구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고, 전쟁 이후 70년이 지났는데 이 시점에서 또 상임이사국을 만들자 하는 건 또 어떤 국가에게 특권을 주자는 얘기이기 때문에, 지금 현재 UN에서의 분위기로는 그런 주장이 먹히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하지만 지금 최강대국 미국이 찬성한다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그래서 혹시 일본이 좀 치밀하게 어떤 로비를 벌일 가능성 같은 건 없을까요?
◆ 오준> 미국을 포함한 미국, 영국, 프랑스 이런 나라들이 상임이사국이 되고자 하는 국가에 대해서 어느 국가에 대해서는 그 나라는 될 만한 자격이 있다든지 이런 표현은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에게 호의적으로 얘기하는 표현이고, UN 전체 차원에서 그렇다고 상임이사국 늘리는 걸 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오준 주 UN 대사를 통해서 지금 UN의 흘러가는 분위기들 이모저모 짚고 있는데요.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년을 계기로 해서 소위 위성 발사, 그들은 위성이라고 하고 우리는 이게 무기라고 하는 거죠. 이 계획을 강행할 생각이다, 이런 보도들을 합니다. UN이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할 예정이란 보도도 나왔는데요. 예를 들면 어떤 대응을 검토하고 계십니까?
◆ 오준> 대응이라는 건, 만약 그런 일이 저희는 안 일어나기를 바라지만 북한이 그런 새로운 도발을 했다고 했을 때는 UN 안전보장이사회가 거의 자동적으로 열리고 또 거의 자동적으로 제재를 강화하는 결의를 채택할 걸로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제 생각은, 북한이 받을 수 있는 제재는 UN 차원의 제재는 다 받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면 미사일 발사를 또 해도 북한이 별로 두려울 게 없는 거 아닌가, 더 이상 무슨 제재를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 오준> 아니죠. 받을 수 있는 제재를 다 받고 있는 건 아니고요. 예를 들어서 무역이라든지, 이런 일반적인 무역은 UN의 제재대상이 아니죠. 그런데 제재 폭이 점점 넓어지는 그런 부분에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