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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박원순 "제발 좀…" vs 새누리당 "공인이라…"

기자수첩

    [뒤끝작렬] 박원순 "제발 좀…" vs 새누리당 "공인이라…"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문제를 제기하자 매우 피곤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울먹이는듯한 목소리로 "아들 문제로 정말 피곤하고 힘들다"라며 "시정에 집중하도록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때로는 짜증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19일 만인 6일 다시 서울시청에서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번에는 국토위 국정감사다.

    예상했던대로 새누리당 의원들이 다시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문제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박 시장의 태도는 지난 17일 국감 때와 확연히 달랐다.

    박원순 시장은 새누리당 신상진 이노근 의원이 박주신씨의 공개검증을 또 다시 촉구하자 단호한 태도로 답변했다.

    "이미 여섯차례나 국가기관으로부터 무혐의 판정이 난 사안이다. 그런데도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도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제발 좀, 시장으로 시정에 전념하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발이라는 단어를 다섯 번이나 연속해 사용했다. 목소리에도 힘이 있었다.

    박원순 시장의 이같은 자세는 더 이상 소모적인 병역공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특히, 박 시장은 그동안 병역문제에 대해 부정(父情)에 호소하는 등 일각에서 고도의 감성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추석연휴 직전인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내가 울고 있다. 타국에서 기도로 두려움과 불안을 견디고 있는 아들에게 미안하다”라고 쓴 부분을 놓고 찬반 논란이 있었다.

    박 시장은 앞으로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라 '서울시장의 모습'을 강조함으로써 서울시정은 물론 병역문제에 수세적이라는 이미지를 벗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이에대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공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신상진 의원은 "MRI가 아들 것이라면 피하지 말고 떳떳하게 사진찍고 법원 증인신문에 응하면되는 것 아니냐? 깨끗하게 정리하고 가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박원순 시장과 친분이 깊거나 정치성향이 유사한 인물들이 서울시의 각종 위원회에 포진되어 있는 이른바 '코드 인사'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이노근 의원은 "박 시장은 공인이다. 본인의 주장이 아무리 옳아도 의혹이 제기되면 이에 응하는게 공인의 의무이고 숙명이다"라며 "본인만 옳다고 하면 다가 아니니 떳떳하게 증인신문에 응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행안위 국감 때와 마찬가지로 새롭게 제기된 의혹은 없었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이 박 시장 엄호사격에 나섰다. 김 의원은 "박원순 시장을 상대로 한 정치적 공격을 보면서 대한민국 정치가 비정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든다"라고 말했다.

    경남 김해가 지역구인 새정치민주연합 민홍철 의원도 "국토위 소관업무에 대해 질의를 하자"고 새누리당 의원들을 공박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원순 시장을 서울시장보다는 대권주자로서 추궁하는 것처럼 보였다.

    "박원순 시장은 대권 유력주자로 불리지 않느냐? 그렇다면 공인으로서 대권주자로서 여러 가지 검증을 받을 수 밖에 없다"라는게 새누리당 의원들의 공세 취지다.

    메르스사태와 서울역고가공원 문제도 박원순 시장의 대권 프로그램으로 연결됐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과 박원순 시장 사이에는 "거짓말하지말라" "호통만 치지말라"며 고성이 오고가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의 시정과 개인문제 모두가 정치쟁점이 되는 것은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의 지적대로 숙명일 수 밖에 없다.{RELNEWS:right}

    특히, 대통령으로 직결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사례가 서울시장직을 대권주자와 연계시키는 한국정치 현실에서 오세훈 전 시장이나 박원순 시장도 이같은 정치 프레임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수도권매립지 문제와 메트로 해킹, 신곡보 철거, 마곡지구 개발 문제는 물론 모든 인사문제까지 대권주자의 행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과연 국정감사의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다.

    박원순 시장의 "제발"과 새누리당의 "공인"이라는 단어가 하루종일 허공에서 부딪치는 국토위 서울시청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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