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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충돌…"작전 계속한다"는 美에 中 '펄펄'

아시아/호주

    남중국해 충돌…"작전 계속한다"는 美에 中 '펄펄'

     

    미국이 27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 군함을 파견해 항행한 것과 관련, 중국과 미국 사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틀째 양국 간 굽힘 없는 '설전'이 오고가고 있어, 갈등이 어떻게 잦아들지 귀추도 주목된다.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중국의 경고에도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지역이면 어느 곳이든 비행하고 항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는 등 물러서지 않고 있다.

    급기야 주미 중국대사는 CNN을 통해 "미국이 중국한테 남중국해를 군사기지화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신들은 군함을 보내는 것은 말도 안되고 위선적이다"라고 힐난했다. 중국 정부는 27일 밤 성명을 통해 해당 지역에 중국 군함도 파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회동한지 한달 여 만에 갈등 국면이 펼쳐진 것이라, 회동의 성과도 그닥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중국해 분쟁은 왜?…'천연자원', '중국 국내 정치' 때문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스프래틀리 제도(난사군도)는 지난 2년여 간 중국이 암초 위에 준설 작업을 벌여 거대한 인공섬으로 만든 곳이다.

    남중국해 인근 호주와 일본, 대만,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도 이 지역을 두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이들 국가들도 이번 미국의 군함 파견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일본은 미군 작전과 관련한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제사회가 자유롭고 평화로운 바다를 지키기 위해 함께 협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애둘러 미국 편을 들었다.

    호주는 모든 국가가 남중국해를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미국의 말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대만은 일단 중국과 미국 중 어느 편도 들지 않겠다는 방침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긴급 충돌이 벌어질 시 지침에 따라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은 발표했지만, 뚜렷하게 어느 나라를 지원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대만도 앞서 스프래틀리 제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으며, 평화적인 분쟁 해결을 원한다며 대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남중국해를 두고 이 같은 패권다툼이 벌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다.

    중국이 건설 중인 인공섬 인근 해역에는 많은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스프래틀리 제도는 전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무역 루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시아 지역으로 수입되는 석유의 80% 이상은 이 루트를 통해 운송된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중국의 '대내적 상황'도 있다. 시진핑 정권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영유권 분쟁을 마무리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분쟁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위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인공섬 준설에 국제법상 하자가 없고 인공섬을 기준으로 12해리까지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은 영유권은 자연 발생한 섬에 한해서만 주장할 수 있고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섬을 토대로 주장할 수는 없다고 해석한다.

    이 때문에 분쟁 당사국들로서는 미국이 중국을 강하게 제지하고 나서주길 내심 바라는 상황인 것이다.

    ◇중국, 분노는 했지만 행동은 조용히

    이처럼 중국과 미국이 이틀째 '설전'을 벌이고 있지만, 중국이 향후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아직까지 예측되지 않는 모양새다. 다만 중국도 미국과 정면 충돌할 명분 내지 실익이 없는 만큼 군사적 긴장감을 이 이상 고조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호주국립대의 로리 메드칼프 교수는 영국 가디언에서 "중국은 미국의 이번 작전으로 인해 스스로 만들어 낸 가짜 명성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 시 주석은 미국의 작전 수행이 국내 언론에서 작은 일처럼 보이게 보도되도록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직 해군 장성 데니스 블레어는 미국 CNN에서 "중국과 미국 모두 이 사안 때문에 양국이 더 강도 높은 갈등 관계로 접어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있다"면서 "어느 쪽도 군사적 긴장감을 이 이상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27일 해군의 미사일장착 구축함 라센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인근 수비 환초 12해리 인근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해군 작전이 향후 수주 또는 수개월 동안 또 있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미국이 국제법상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고 나선 만큼, 당분간 갈등 국면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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