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경찰 보안수사대 요원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제작진에 전화를 걸어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대회 당시 물대포를 맞아 중태에 빠진 백남기 씨를 부축한 시민의 개인정보를 요구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 측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18일 성명을 내고 "강신명 경찰청장은 CBS 출연자에 대한 정보수집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 소속 경찰관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물대포에 맞아 중상을 입은 농민 백남기 씨를 부축했던 상황을 증언한 시민 모씨에 대한 신원정보를 제작진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신상정보를 경찰이 과도하게 수집하는 것은 정당한 직무집행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경찰의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정보수집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이 과정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과 같은 언론자유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자를 엄중 문책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C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 소속 경찰이 뉴스쇼 제작진에 전화를 걸어 "그 사람이 진짜 목격자 맞느냐"며 취재원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
제작진이 "당사자 동의 없이 인터뷰 대상자의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고 답하자 경찰은 "직접 방송사로 찾아갈 테니 당사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보안 경찰은 "일베 같은 사람들이 계속 연락해 A씨를 조사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직제와 법률에 따르면 보안수사대는 '간첩 등 보안사범에 대한 수사' '보안 관련 정보의 수집·분석 및 관리'를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민중대회 참가자들에 대한 경찰의 강경 대응 과정에서 백남기 씨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중상을 입고 쓰러지는 등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이 같은 경찰의 집회 대응이 경찰관직무집행법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고 시민사회는 물론 정치권까지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의 상황을 증언한 시민 모씨의 신원 정보를 요구한 것은 경찰의 권력 남용이다. 더더구나 간첩 등 보안사범을 담당하는 보안대 소속 경찰이 증언자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언론사에까지 전화를 한 것은 정당한 직무집행이라 볼 수도 없다"며 "이는 언론보도의 기본 원칙인 취재원의 신분 보호라는 원칙까지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경찰의 과도한 정보수집 중단하라"
참여연대는 "전방위적으로 집회 참가자들의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경찰 관계자들의 해명을 통해서도 확인되듯이, 경찰은 현재 14일 집회 참가자들에 대해 대대적인 정보수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시의 경찰의 대응을 목격하고 증언했다는 이유만으로 신원정보를 수집한다면 집회 참가자들은 위축되거나 위협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참여연대는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과도한 정보수집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또한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김모 경위는 물론이고 서울경찰청 구은수 청장에 대해서도 엄중 문책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도 성명을 통해 "CBS 뉴스쇼 사찰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민중총궐기대회 시위 중 경찰의 물대포 직사에 쓰러진 한 농민이 뇌수술을 받고 사경을 헤매고 있다. 이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의 규정 준수 여부와 과잉 대응이 도마에 올라 시민사회는 물론 정치권까지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경찰은 책임 있는 사과와 조사, 책임자 문책은커녕 기자들을 불러 허공에 물을 뿌려대며 살수차 시연회를 개최하거나 전담팀을 급히 구성해 주최 단체에 대한 수사와 검거에만 열을 올리며 '공안몰이'에 나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