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22일,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전·현직 유력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다.
여야 지도부와 전직 대통령 등을 포함한 굵직한 정관계 인사들은 첫날 오전 침통한 분위기가 흐르는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새벽 0시 21분 갑작스러운 비보를 듣고 가장 먼저 달려온 이들은 바로 김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뿌리를 둔 '상도동계' 인사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22일 새벽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황진환 기자)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의원 등은 차남 김현철 씨와 함께 상주 역할을 자처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빈소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 재임기간 중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위대한 개혁 업적을 만드신 불세출의 영웅"이라며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실질적으로 이룩한 정치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상도동계 막내'로 불리는 김 대표는 "저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며 "고인이 가시는 길에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고 밝혔다.
김영삼 정부에서 정무장관을 지낸 서청원 의원도 이날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은 저의 정치적 대부"라며 "대한민국의 큰 별이 가셨다"고 애통해 했다.
새누리당 내 상도동계 인사들은 현철씨와 함께 김 전 대통령의 장지 선정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김종필 전 총리가 22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김 시대'를 함께 향유했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오전 일찍 빈소를 찾아 "신념의 지도자로서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김 전 대통령을 회상했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찾아온 김 전 총리는 보좌진의 부축을 받아 차에서 내린 뒤, 휠체어를 타고 빈소로 들어갔다.
해외 순방 중으로 이날 빈소를 직접 찾지 못한 박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정부는 관련법과 유족들의 뜻을 살펴 예우를 갖춰 김 전 대통령의 장례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문재인 대표는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 속에서 민주화 운동을 이끄셨던 김 전 대통령이 떠난 것이 너무나 아쉽다"며 "온 국민과 함께 애도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걸 원내대표, 정청래 의원,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김영삼 전대통령이 서거한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차남 김현철 씨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빈소를 찾은 정동영 전 상임고문은 "민주화 선봉에 섰던 지도자로서, 큰 어른이 타개하신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