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YS·향년 88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의 조문객이 24일(오후 6시 현재) 2만명에 육박했다.
서거 사흘째. 빈소에는 여야를 막론한 정치인들부터 재계 인사들까지 한국 사회 각 분야를 대표하는 조문객들이 그야말로 총출동했다. 일반 시민들의 발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조문객들의 공통된 반응은 "'거목', 큰 정치인이 쓰러졌다"는 얘기다. 서거 직전까지 YS에게 꼬리표처럼 붙었던 '외환위기(IMF)의 주범'이란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가히 'YS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끊임 없이 길고, 진지한 애도의 정서가 담긴 추모의 물결이다.
특히 시민들 일부는 눈시울을 붉히며 고인을 애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정치인들은 '민주주의와 경제개혁'을 김 전 대통령의 큰 업적으로 꼽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 나라의 마지막 남은 민주화의 상징이 떠났다"며 "남은 사람들의 대한민국의 선진적 산업화를 이어 가는 게 김 전 대통령이 꿈꾸던 사회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상도동계' 막내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YS의 차남 현철씨를 끌어안고 눈물을 쏟으며 오열했다.
그는 YS에 대해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정치 지도자이자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한 위대한 개혁을 만드신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YS가 발탁해 정계에 입문한 이회창 전 국무총리는 "호 '거산'만큼 거대한 산이셨다"며 "김 전 대통령과 같은 주역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공기처럼 생활화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 시대'를 풍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휠체어를 타고 빈소를 찾아 "신념의 지도자로서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 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상도동계'와 함께 우리나라 민주화의 양대 산맥을 이룬 '동교동계' 인사들과 야당 정치인들도 김 전 대통령을 한목소리로 예찬했다.
'3당 합당'으로 자신들을 등진 정치인이지만, 야권의 평가도 "YS의 생애에서 개혁 성향만은 본받아야 한다"는 기류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우리나라 민주화운동 역사를 만들어내신 분"이라며 "하나회 척결로 문민정치를 확립하고, 금융실명제로 경제정의를 세우고, 공직자재산등록신고로 공직문화를 깨끗하게 바꾸는 등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빈소를 사흘 내내 지킨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우리나라 정치개혁과 경제민주주의의 역사는 김영삼 정부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까지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