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현지시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 오를리(Orly)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나온 윤종원 주오이시디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제 21차 파리 기후 변화 당사국 총회(COP21회의)에 참석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기후변화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에너지 신산업으로) 2030년까지 100조원의 신시장과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150여명의 각국 정상 또는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한 기후변화 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10번째 기조연설에 나서 “전 지구적 의지와 역량을 결집해 이번 총회에서 신기후체제를 반드시 출범시켜야 한다”며 신기후 체제에 적극 동참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세 가지 실행 방안을 밝혔다.
박 대통령이 밝힌 세 가지 실행방안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에너지 신산업 육성 선도, △기후변화 관련 신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의 개도국 적극 공유, △국제 탄소시장 구축논의에의 적극 참여 등이다.
◇ “에너지신산업으로 온실가스 감축 선도”박 대통령은 먼저 “에너지 신산업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설 것”이라며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과 높은 제조업 비중에도 불구하고, BAU(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37% 감축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지난주에는 ’2030 에너지 신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했는데, 누구나 신재생 설비, 에너지 저장장치, 전기차 등을 통해 생산하고 저장한 전력을 자유롭게 팔 수 있도록 전력 프로슈머(produce +consumer) 시장을 개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단계적으로 제로 에너지 빌딩을 의무화하고, 대형 공장들은 ICT를 적용한 스마트 공장으로 모두 바꿔나갈 것”이라며 “한국의 대표적인 섬인 제주도의 경우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를 100% 보급해서 Carbon free island(탄소배출이 없는 에너지 자립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100조원의 신시장’과 ‘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INDC(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출방안)도 달성해 나갈 것”이라는 목표를 박 대통령은 제시했다.
◇ “기후변화 신기술·비즈니스 모델, 개도국과 적극 공유” 박 대통령은 “두 번째 실행 방안으로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도국과 적극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개도국과 공유할 구체적인 사례로 “지난 11월 초 GCF(녹색기후기금)이사회에서는 한국이 제안한 에너지 자립섬 모델을 GCF 첫 사업으로 승인했는데, 유류 발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아마존의 공장에 태양광 설비와 에너지 저장장치를 설치해, 온실가스도 줄이고 24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모델”이라고 소개하고, “한국이 새로운 GCF 사업모델로 추진 중인 스마트 팜도 개도국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비닐하우스에 ICT와 신재생 설비를 결합하면 온도와 습도가 자동으로 조절돼서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이 높아지고,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다”며 “이처럼 한국은 개도국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GCF 등을 통해 적극 확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국제 탄소시장 구축 논의 적극 참여”
박 대통령은 “셋째, 국제 탄소시장 구축논의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신기후체제에서 탄소시장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배출권 거래제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가 활발히 참여하는 탄소시장이 열릴 수 있도록 국제 논의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끝으로 “파리 총회는 종착역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모든 일의 성공은 좋은 출발에서 비롯됩니다. 우리 모두 신기후체제의 출범을 위해 힘을 모읍시다!”라고 각국 정상들에게 호소했다.
◇ 150명 정상 단체사진, 박 대통령의 위치는?청와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도국과 공유할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신기후체제에서는 개도국의 자발적,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한 만큼, 한국이 GCF 등을 통해 개도국에 대한 기술이전과 재정지원 등에 앞장서서 선진국과 개도국간 가교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는 의미”라며 “이날 언급한 ‘에너지 자립섬과 스마트팜 모델’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한-ASEAN 정상회의에서 직접 제안한 비즈니스 모델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