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0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연1.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1.7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여섯달째 동결이 이어지고 있다.
금통위를 앞두고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 107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5.3%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이날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것은 최근 경기가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고, 다음 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향후 세계금융시장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현재의 경기 상황에 대해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2분기 성장률이 1.3%를 기록하는 등 당초 예상한 경로대로 가고 있다는 보고 있다.
11월도 내수를 중심으로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주택거래량이 예년 평균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등 주택시장이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고, 소비도 선방하고 있다. 승용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3%, 백화점 매출액은 4.1%, 카드 국내 승인액은 9.8% 증가했다.
지금의 추세라면 한은이 지난 10월 전망한 올해 성장률 2.7%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금통위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우리가 따라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비교적 명확히 하고 있다.
{RELNEWS:right}정순원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우리나라의 경기회복세가 견고해지지 않는 한 금리인상을 고민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도 따라 올리게 될 것이란 일각의 전망을 경계한 발언이다.
그러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와 폭은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우리나라가 금리를 인상하기까지는 적어도 1년 안팎의 시차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이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면 금리인하 논란이 다시 점화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경제부진이 지속될 경우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를 통해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