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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 등 결합상품 '해지방어' 안하면 호갱님?

IT/과학

    초고속인터넷 등 결합상품 '해지방어' 안하면 호갱님?

    • 2015-12-22 07:01

    "묵묵히 이용하는 고객에 차별 소지 있어"

     

    "오늘 OOO 해지방어 성공~. 처음 해봤는데 참 쉽네요", "해지방어 보통 어느 시점에서 하나요?", "OOO 해지방어 후기입니다"….

    온라인의 한 휴대전화 관련 커뮤니티에는 위와 같이 '해지방어'에 성공했다는 무용담과 성공 방법을 묻는 글이 넘쳐난다.

    해지방어란 사용 중인 초고속인터넷이나 인터넷TV(IPTV)를 해지하고 싶다고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통신사 해지방어 부서에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상품권을 증정하거나 요금을 할인해주는 것을 지칭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해지 의사가 없으면서도 정기적으로 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초고속인터넷이나 IPTV 등을 끊겠다고 말한 뒤 상품권이나 요금할인 혜택을 받는 고객들이 늘어나며 초고속인터넷과 IPTV를 운용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해지방어에 성공했다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아무런 요구없이 오랫동안 비슷한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8년 째 같은 통신사를 이용하며 초고속인터넷, IPTV, 집전화, 휴대전화까지 결합된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회사원 이모(45·서울)씨는 최근 직장 후배에게서 해지방어에 성공해 15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월 요금 3천원 인하 혜택을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 배신감을 느꼈다.

    이 씨는 "이런 제도가 있는 줄도 몰랐던 나 같은 사람은 요금 한 번 밀리지 않고 상품을 써왔는데, 누구는 벌써 몇 번씩이나 통신사로부터 적지 않은 혜택을 봤다고 하니 바보가 된 기분"이라며 "묵묵히 충성하는 고객에게 혜택을 더 주지는 못할망정 차별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매년 해지방어를 하면서 상품권과 요금할인 등을 받고 있다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뽐뿌의 한 이용자는 이와 관련해 "나도 해지방어를 알기 전까지는 호구처럼 그냥 쭉 사용했다"며 "(해지)전화를 하지 않으면 먼저 혜택을 챙거주거나 하는 건 전혀 없다"는 글을 올렸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무선통신 시장에서 번호이동이 감소한 탓에 통신사들이 '집토끼' 지키기 차원에서 궁여지책으로 해지방어를 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용자 차별로 비쳐지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를 중심으로 집전화, 휴대전화까지 묶어서 상품을 구성하는 결합상품을 중심으로 방송통신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사로서는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TV 이용자를 빼앗기면 부가가치가 높은 휴대전화 고객까지 경쟁사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는 아기 젖 더 주는' 식으로 해지방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고객 차별을 막기 위해 장기 고객 혜택을 늘리는 등 다양한 대책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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