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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뒤 돈뭉치 대신 쓰레기봉투 들고 가다

사건/사고

    보이스피싱 뒤 돈뭉치 대신 쓰레기봉투 들고 가다

    (사진=동영상 캡처)

     

    대전 대덕에 거주하는 김모(73·여)씨는 지난 22일 "빚 보증이 잘못돼 딸이 납치됐다. 2000만 원을 준비하라"는 전화를 받고 급하게 적금을 해지했다.

    수화기 너머로 소리를 지르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자, 당황한 마음에 범인이 시키는대로 따를 수밖에 없던 김씨.

    지시에 따라 택시를 타고 천안역까지 이동한 김씨는 검은 봉투에 5만 원권으로 준비한 돈 뭉치를 담아 동부 광장 화단에 내려놓았다.

    이후 연락이 끊기자 김씨는 뒤늦게서야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맡은 천안동남경찰서는 "빨간 점퍼의 남자가 화단에서 검은 봉투를 집어가는 걸 보았다"는 김씨 진술을 토대로 피해 장소 주변 CCTV를 분석했다.

    하지만 별다른 특이점을 찾지 못한 경찰은 제3의 인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고, 돈이 놓인 화단을 어슬렁거리는 남성의 수상쩍은 행동을 포착했다.

    돈이 놓이 화단에서 검은 물체를 가져갔던 그는 자리를 떴다가 돌아와, 다시 이리저리 화단을 살피는 모습이었다.

    수사를 원점으로 돌린 경찰은 사건 현장 일대를 집중 수색했고, 뜻밖에도 돈뭉치는 쓰레기 더미와 잡풀 속에서 고스란히 발견됐다.

    돈은 '빨간 점퍼의 남자' 손에 들어간 게 아니었던 것.{RELNEWS:right}

    우여곡절 끝에 고스란히 돈을 돌려받은 김씨는 "적금으로 모은 돈을 잃어 괴로웠는데 돈을 찾아줘서 너무도 고마운 새해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돈을 가져갔다면 도주했을 텐데 다시 나타난 게 수상해 수색한 결과 쓰레기 봉지와 섞인 검은 봉투에 돈뭉치가 있었다"면서 "피의자는 쓰레기가 담긴 검은 봉지를 돈뭉치로 착각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문제의 남성 행방을 쫓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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