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발언 이후 대구.경북(TK) 지역으로 대거 몰려간 소위 '진박(眞朴)' 후보들이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진박 재배치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진박 재배치가 이뤄진다 해도 TK 민심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유승민계 찍어내기'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진박 감별사'로 통하는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지난 5일 진박 재배치론과 관련해 "대구는 여러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현역 의원들 지지율이 상당이 낮게 나온다. 현역 의원들 지지율하고 새로운 인물 영입하고 맞물려서 봐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 의원의 발언 당일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출마여부를)진지하고 고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만일 출마를 한다면 고향인 달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달성은 박 대통령의 의원시절 지역구로 달성군수 출신의 이종진 의원이 물려받았지만 이 의원은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깝다는 이유로 친박계 사이에서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초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곳에 출마할 예정이었지만 지역 연고가 별로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하자 달성이 고향인 추 실장을 긴급 투입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은희 의원(대구 북구갑)에게 도전장을 던졌던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김종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낮은 지지율 때문에 다른 지역구로 향하거나 출마 의사를 접었다.
이처럼 대거 TK에 몰렸던 진박들이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친박계가 처음부터 무리하게 '유승민 찍어내기'에 나선 것이 화근이라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TK에서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여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박근혜 마케팅을 벌인다고 뽑아주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TK 성골인 유 전 원내대표를 차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민심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TK지역의 한 지자체장도 "여권에서 아무나 TK에 내리꽂으면 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TK 발전에 대한 고민 하나 없이 선거때 갑자기 내려온 사람들을 무조건 뽑아줄 것이라고 생각한 것 자체가 큰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종합하면 박근혜 마케팅에 기댄 후보들 자체의 낮은 경쟁력, TK지역에서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기대감, 텃밭이라는 이유로 매번 반복되는 인위적 물갈이에 대한 반발 등으로 인해 진박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아무리 친박계가 진박 재배치에 나선다 하더라도 TK지역 유권자들이 수긍하지 못하는 명분을 내세운 유승민계 물갈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동시에 안철수 신당 출현으로 인해 새누리당 내에서 험지 출마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권에서 중책을 맡았던 인물들을 TK지역으로 보내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RELNEWS:right}비박계 이재오 의원은 "험지에 가서 단련되어야 한다"면서 "권력을 등에 업고 온실에 자라서는 그건 반짝 피는 꽃"이라며 진박들을 향해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한 비박계 의원은 "총선 승리를 내세우면서 현정권에서 배출한 유력인사를 텃밭으로 보내는건 논리적 모순"이라며 "그러니까 공천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정치신인을 위한다는 친박계의 주장이 순수하게 들리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