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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 공포 확산…소두증에 마비질환 우려까지

국제일반

    '지카 바이러스' 공포 확산…소두증에 마비질환 우려까지

    • 2016-01-23 10:20

    미 보건당국 여행경고국 확대…중남미국 임신자제 권고

    지카-질환 인과관계 미확인 속 "미국 확산도 시간문제" 관측

    브라질 소두증 아기 (AP=연합뉴스)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지카(Zika)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중남미를 넘어 확산할 조짐이다.

    확산의 진앙지에서 신생아 소두증뿐만 아니라 전신마비 증상을 보이는 환자까지 늘어나면서 우려 속에 추가 연구까지 시작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브라질 당국의 요청에 따라 현지에 인력을 파견해 브라질 당국과 함께 지카 바이러스와 길랭-바레 증후군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신체 내에서 면역체계가 신경세포를 공격하는 희소한 질환이다.

    이 질환에 걸린 환자는 대다수가 완전히 회복되지만 일부는 장기적인 신경 손상이나 마비를 겪고 심할 때는 사망하기도 한다.

    브라질에서 이 병은 매우 드물게 발생해 보건 당국의 관심 밖에 있었으나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한 이후 환자가 수백명까지 크게 늘었다.

    CDC는 지난주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브라질,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14개 국가에 대한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데 이어, 이날 여행 경고 대상국가와 지역 8곳을 추가했다.

    이날 추가된 지역에는 가이아나와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남미 국가 외에 바베이도스와 과들루프, 세인트마틴섬 등 카리브해 섬과 남태평양의 사모아, 대서양의 카보베르데도 포함됐다.

    CDC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대다수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아주 가벼운 증상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방이나 치료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신부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이 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를 통해 전염되며, 사람을 통해 전파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임신부로부터 태아에게는 전염될 수 있다.

    신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남미 국가들은 아예 임신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지난해 5천397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된 엘살바도르 보건부는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2018년까지 임신을 늦춰 달라고 당부했다.

    브라질 다음으로 감염률이 높은 콜롬비아 정부도 앞으로 6∼8개월간 임신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우간다의 지카 숲에 사는 붉은털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2007년까지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14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7년 태평양 남서부에 있는 야프 섬에서는 불과 몇 달 만에 3세 이상 주민 1만 1천 명 중 4분의 3이 한꺼번에 감염됐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는 열이 나고 눈에 통증과 염증이 있으며 이후 붉은 발진이 생기고 손과 발이 붓거나 일부는 토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 이틀 뒤 호전됐고 사망자는 없었다.

    2013년 남태평양 타히티 섬에서 인구의 11%인 2만 8천 명이 감염됐으며 이듬해 뉴칼레도니아, 호주 동부, 쿡 제도 등 다른 남태평양 지역에서도 확인됐다.

    그리고 지난해 초 칠레의 이스터 섬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미주 지역 감염이 시작됐고, 브라질에서 지난해 5월 처음 나타났다.

    이후 브라질에서는 100만 명 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전례 없는 소두증 사례가 나오고 있다.

    최근 브라질 당국은 바이러스 전달 매개체인 모기 퇴치를 위해 3억 달러(약 3천597억 원)를 투입하고 수백 명의 군인을 동원해 집집이 다니며 모기 번식지를 없애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상파울루 대학 미생물학 교수인 파울루 자노투는 "얼마나 확산했는지 알 수 없어서 더 걱정스럽다"고 WP에 말했다.

    브라질 당국은 감염자를 40만 명에서 140만 명 사이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20일 브라질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소두증 의심사례는 지난해 10월 이후 3천893건으로 보고됐다.

    이 중 230명이 소두증으로 확인됐고, 282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사례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소두증의 원인이 지카 바이러스로 확인된 것은 6건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CDC가 브라질 당국과 함께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이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CDC는 소두증으로 사망한 신생아와 소두증이 있는 아기를 낳다 사망한 여성 2명의 태반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모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미국으로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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