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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만나러 일본 간 할머니 "지지 않겠어요"

사회 일반

    아베 만나러 일본 간 할머니 "지지 않겠어요"

    <이옥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희망 갖고 왔는데 아베는 못 만나
    -피해자 등진 합의, 우리 정부도 나빠
    -꼭 사죄 받을 것… 지지 않아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
    -일본 언론들에 반대이유 설명해
    -자민당 소녀상 이전 결의안, 결사 반대
    -16세에 돈 벌러 매춘? 강제로 끌려간 것도 억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옥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협상. 한일 간에 타결이 된 지 오늘로 꼭 한 달째입니다. 글쎄요, 타결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두 정부가 문서에 도장을 찍은 건 확실하니까 정부간 타결은 된 셈이죠. 하지만 피해 당사자 할머님들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이 타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급기야 일본까지 찾아갔습니다. 이분들 연세가 아흔이세요. 아흔의 노구를 이끌고 일본으로까지 간 이유, 직접 들어보죠. 일본에 이옥선 할머님 연결이 돼 있습니다. 할머님, 안녕하세요.

    ◆ 이옥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예. 진짜 안녕하신 건가요? 몸은 괜찮으세요?

    ◆ 이옥선> 예.

    ◇ 김현정> 괜찮다고는 하시지만 지금 아흔이 넘은 연세라.

    ◆ 이옥선> 내 몸은 아직은 괜찮아요.

    ◇ 김현정> 아직은 괜찮으세요? 다행입니다.

    ◆ 이옥선> 아직은 그래도 건강하니까 여기까지 왔지.

    ◇ 김현정> 건강하니까 여기까지 왔지. 그래요. 일본엔 언제 들어가셨어요, 할머님?

    ◆ 이옥선> 여기 25일날 도착했어요.

    ◇ 김현정> 25일 월요일에 도착하셨어요. 할머님 두 분이 나눔의 집 분들과 함께 가신 건데. 그런데 제가 지금 목소리 들어보니까 이게 참 아흔 넘은 연세에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어떻게 직접...?

    ◆ 이옥선> (웃음) 아픈 데가 없으니까.

    ◇ 김현정> 그래도 편찮으신 데가 없어도...

    ◆ 이옥선> 아직은 괜찮아요.

    ◇ 김현정> 그러세요. 일본까지 직접 가야겠다, 이런 결심을 어떻게 하게 되신 겁니까?

    ◆ 이옥선> 그런데 여기까지 올 때는 희망을 크게 갖고 왔는데 그게 바로 안 되고. 총리를 볼 수 없잖아요.

    ◇ 김현정> 희망을 크게 하고 왔는데 총리를 볼 수가 없었다. 총리를 만나겠다, 하고 가신 거예요?

    ◆ 이옥선> 예.

    ◇ 김현정> 만나서 무슨 얘기하고 싶으셨어요?

    ◆ 이옥선> 다른 것보다도 우리가 일본 정부에 대고 항의를 하는데, 맨날 명예를 회복받겠다고 우리는 날뛰어도 여기 정부는 꿈쩍 안 하고. 이번에 협의를 한 것도 생각해 보세요. 피해자는 어디에 두고. 피해자는 다 죽고 하나밖에 없습니까? 우리 정부도 좀 나쁩니다, 그렇게 하면.

    ◇ 김현정> 우리 정부도 그렇게 하면 나쁜 거다?

    ◆ 이옥선> 피해자를 속이고 그걸 받아들입니까? 그게 맞습니까? 틀렸다고 생각하는데.

    ◇ 김현정> 틀렸다고 생각하는데. 할머님, 아베 총리를 혹시라도 만나게 된다면 뭐라고 첫마디하고 싶으세요?

    ◆ 이옥선> 다른 게 없지. 우리 명예를 빨리 회복시키고. 사죄를, 공식 사죄부터 꼭 받아야지. 선생님 생각해 보시오. 나는 안 지겠어요.

    ◇ 김현정> 안 지겠다, 이 말씀이세요? 지지 않겠다.

    ◆ 이옥선> 꼭 사죄를 받고야 말겠다.

    ◇ 김현정> 사죄를 받고야 말겠다. 할머님, 그러면 여기까지 일단 할머님하고는 말씀 나눠야겠습니다.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 이옥선>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아흔의 이옥선 할머님을 먼저 만나뵀습니다. 목소리가 잘 안 들리셨죠? 이 정도로 사실은 연로하신 몸을 이끌고 일본까지 간 상황. 얼마나 절박했으면 이럴까 싶은데 함께 모시고 간 분입니다. 나눔의 집의 안신권 소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소장님.

    ◆ 안신권>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할머님이 말씀으로는 몸 괜찮다, 괜찮다 하시지만 그렇게 괜찮으신 것 같지는 않아요.

    ◆ 안신권> 네. (아무래도) 연세가 90이니까 힘들지만 그래도 이 문제를 정확히 일본에 알리고 더 나아가서는 이 합의안이 잘못된 것을 알리고 싶어서. 이렇게 강한 의지를 갖고 왔으니까 잘 극복하고 계십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기자회견, 증언회 이런 거 열면 일본인들이 많이 모이던가요?

    ◆ 안신권> 예. 합의한 이후에 첫 피해자들의 방문이라 공개적으로 했는데 국내, 한국과 일본 언론들이 많이 와서 이 합의안에 대해서 많이 묻고. 특히 일본 언론에서는 왜 합의안에 반대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물었습니다.

    ◇ 김현정> 반응들이 어떻던가요, 일본인들은 특히?

    ◆ 안신권> 예. 할머니들이 우리한테 사전에 설명도 없고 논의한 적도 없고 동의한 적이 없는데, 아베 총리가 우리한테 직접 와서 얘기를 해야지. 그렇게 해놓고 하는 게 어디 있냐. 조목조목 설명을 하셔서. 일본 언론도 보도된 내용을 보면 잘 보도가 됐습니다.

    ◇ 김현정> 다행이네요. 그래도 조금이라도 알리는데 도움이 된 건데. 문제는 아베 총리를 좀 직접 만나고 싶다고 하셨어요. 혹시 직접적인 접촉을 시도해 보셨습니까?

    ◆ 안신권> 저희가 이제 25일 출국하면서 급하게 나눔의 집 명의로 카사이 아키라 일본 중의원한테 아베 총리 면담을 요청했고요. 또 일본 중의원 찾아가서. 카사이 아키라 의원을 직접 면담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이번 합의안이 잘못됐고 그래서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를 직접 만나서 직접 얘기를 하고 싶다, 그렇게 전달이 됐습니다.

    ◇ 김현정> 답은 안 왔고요?

    ◆ 안신권> 예.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일본에서 이렇게 증언을 하고 계신 와중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일본의 집권당 자민당에서 위안부 소녀상은 일본 대사관의 안녕과 위엄을 훼손한다. 그러면서 조속히 철거하도록 한국 정부에 촉구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답니다. 이 뉴스 들으셨어요?

    ◆ 안신권> 예. 그날 제가 바로 옆에서 전달했고. 그다음에 그날 기자회견에서도 일본 기자분들이 그런 질문을 했어요. 그래서 할머니들이 소녀상은 하나의 평화를 상징하는 그런 조형물인데. 어떻게 그걸 철거하라고 하냐. 그리고 그건 우리가 막겠다. 왜 우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서 그런 걸 일본 정부가 철거하라 마라 그런 얘기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다 그렇게 강하게 어필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 뉴스가 있고 한 하루인가요, 이틀 지나서 미국의 한 청원 사이트에는 이런 글도 올라왔어요. 일본 극우단체로 보이는 이들이 청원을 하나 올렸는데. ‘위안부는 급여를 잘 받는 매춘부였다. 미군에도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내용을 교과서에 기술하라.’ 이런 청원. 이거 참 전해 드리면서도 너무 불편합니다마는. 이 소리들을 들으셨는지 모르겠네요, 할머님들이.

    ◆ 안신권> (할머님들 반응은) 한마디로 좀 어이가 없다. 내가 그렇게 돈을 벌었으면 내가 지금 잘 먹고 잘 살 텐데 말이 안 된다. 그리고 내가 그때 돈을 받았으면 내가 왜 이렇게 또 항의를 하느냐. 그리고 이제 강일출 할머니 같은 경우는 ‘그래도 내가 옛날이지만 우리 집이 잘 살았는데. 왜 나를 그렇게 돈 벌러 부모가 보내겠느냐. 그건 말이 안 된다. 그리고 우리가 매춘을 아냐. 그 당시에 16세, 17세였는데 우리가 매춘을 아냐. 강제로 끌려간 것도 억울한데 너무한 것 아니냐.’ 그렇게 강하게 항의를 했습니다, 할머님들이.

    ◇ 김현정> 이제 이런 어이없는 얘기에 대꾸하시는 것도 힘드실 것 같아요, 지친 할머님들. 그래요. 앞으로 남은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 안신권> 지금 저희가 할머니들이 연세가 많지만. 또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일본 대중들한테 알리겠다는 그런 강한 의지를 가지고 도쿄와 오사카를 준비했는데. 전체 다섯 번의 증언을 합니다. 도쿄에서는 어제 밤으로 증언회를 마쳤고요. 내일은 오사카로 이동합니다. 그래서 오사카에서 세 번 정도의 증언회를 합니다.

    ◇ 김현정> 증언회를 하고 돌아오시는군요. 이번 한일 간의 합의안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무효다라는 입장은 여전히 분명하신 거죠?

    ◆ 안신권> 그렇죠. 우리 할머니들이 작년 12월 28일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그 자리에서 바로 얘기를 했고요. 왜냐하면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고. 특히 돈이 문제가 아니다, 분명한 태도로 반대를 얘기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정부에서는 또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언제까지 그러면 이런 상태로 한일 간의 관계가 계속 갈 것이냐. 어차피 가까운 이웃이고. 해결을 하기는 해야 되는데 우리가 100% 만족하는 것은 없으니 이 정도면 좀 받아들이자,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 할머님들?

    ◆ 안신권>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거죠. 이번에 합의한 내용도 가해 주체가 정확히 명시되지 않았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할머님들이 인정할 수 없고. 피해자의 관점과 가해자의 관점이 있는데. 이번 합의안은 분명히 가해자의 관점이고. 또 이런 반인권적인 범죄에 대해서 빨리 덮으려는 그런 의도가 숨어 있고. 거기에 한국 정부가 명확하게 단어나 문구 하나하나를 제대로 해석을 못해서 이런 불상사가 발생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할머님들도 지금도 그래요. 아베 총리가 직접 공식 사죄하고 그 다음에 가해 사실을 인정하면 우리도 그걸 받아들이겠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할머니들과 동떨어진 얘기를 하면서 할머니들을 몰아가니까 그것에 할머님들이 또 분노를 하는 거죠.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하여튼 할머님들 무엇보다 건강하게 돌아오시는 게 중요하니까요. 건강 좀 잘 보살펴드려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안신권>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안신권> 네.

    ◇ 김현정> 일본으로 떠난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 그분들 중에 이옥선 할머님. 그리고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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