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에 격랑이 일고 있다.한미 양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공식화했다. 특히 미국은 사드 배치 논의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공격 가능성을 막기 위해 "한국과 미사일 방어 능력 향상에 관해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과 논의 착수 사실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터 쿡 국방부 대변인은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사드 배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미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배치 결정이 내래지면 1~2주 안에 사드 배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언급 자체를 자제해왔던 미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거세게 밀어부치는 양상이다.
일본은 지지 입장을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9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지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국민을 지키기 위해 미군의 노력과 장비를 연구하면서 검토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자국내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의 반발은 거세다. 중국은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이례적으로 불러들여 한미간 배치 논의 결정을 항의했다. 중국은 이에 앞서 관영 매체들을 통해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관계가 훼손되고 한국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었다.
반발하는 중국을 의식해 백악관은 "사드 배치는 순전히 북한에 의한 위협 때문"이라고 강조했지만 미중간의 갈등은 격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동북아의 미사일방어 체계 경쟁이 가열되면서 신냉전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미간의 사드 배치 논의를 시작하게 유도함으로써 동북아의 긴장을 높였다"면서 "사드가 배치되면 주변 지역에 '스타워즈'(star wars)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