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에서 손쉽게 검색이 가능한 한 친일사이트. 욱일승천기를 초기화면에 게시하고 일왕을 천황으로 추켜 세우고 있다. (사진=친일사이트 갈무리)
한일 정부의 위안부 협상 결과를 놓고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 공간에서는 친일 인터넷 사이트가 여전히 활개를 치며 피해자들을 또 다시 울리고 있다.
'친일'을 표방한 한 인터넷 사이트. 공지사항을 통해 애국친일 사이트 폐쇄와 글삭제는 인권탄압의 연장선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면서 '애국친일 홈페이지'라는 메뉴를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관련 홈페이지를 소개하는 역할까지 자임하고 있다.
또 다른 친일 사이트는 '위안부는 조선인 포주가 영입했고 위안부들은 매달 높은 월급을 받아가면서 일했다. 통상적인 군 위안부에 불과하다'는 글을 게재했다. 아베 일본 총리를 외교왕으로 추켜 세우기도 했다.
과거 일본의 동남아 공격과 진주만 기습으로 시작한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으로 부르며 당시 일본 군가를 소개하는 홈페이지도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대동아전쟁은 일본 우익세력이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용어다.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의 한 블로그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 승천기로 초기 화면을 장식하고 '천황폐하 생신 때 직접 찍은 것'이라는 글과 함께 관련 사진, 동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한 친일 사이트는 일제강점기를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우리나라를 비하하는 글을 게시하고 있다. (사진=친일사이트 갈무리)
공개적으로 사이트 제목을 '친일파 공식 카페'로 표방한 곳도 있다. 이 사이트는 '천황폐하께 올리는 문안인사', '영원하라 다케시마와 일본해', '저열한 한국인들의 습성'이라는 포럼 주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일제강점기를 미화하거나 친일을 표방한 홈페이지는 복잡한 절차 없이 수십여건 넘게 검색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는 폐쇄되거나 비공개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상당 수 홈페이지는 최근까지 관련 글과 자료를 게시하며 공개적으로 세를 과시하고 있다.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내용 자체도 문제지만 인터넷 특성상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왜곡된 역사 인식을 확산할 위험성도 있다.
조선시대 교육수준이 당시 일본보다 낮고 한글을 일제강점기 일본이 적극적으로 보급했다는 한 친일 사이트 게시글. (사진=친일사이트 갈무리)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한다는 명제에도 불구하고 '친일 사이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게시물이 도를 넘고 존재 자체마저 문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선경 원주평화의 소녀상 시민모임 집행위원장은 "역사 왜곡 행위가 반복되고 확산되면 결국 이론과 여론이 될 우려가 있다"며 "관련 포털과 담당 부처의 단속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역사교과서는 우편향화하고 우리 정부도 국정교과서에서 위안부 참상을 축소시키고 있다"며 "철저한 양국의 역사교육이 자리잡아야 친일 사이트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들이 뿌리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