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품 전체 모습. (사진=경기지방경찰청 제공)
이미 사망했거나 고령으로 거동조차 하기 힘든 약사 등의 면허를 빌려 불법적으로 약국을 운영해 온 이른바 '면허대여 약국'(면대약국) 업주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또 화성 평택 용인 안성 등 의약분업 예외지역의 경우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전문의약품의 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 법정조제일수(5일)를 초과해 약을 판매해온 약국 등도 함께 적발됐다.
23일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약사법위반 혐의로 면대약국 9개소 업주 9명 중 이모(62)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정모(50)씨 등 업주 4명과 한모(75)씨 등 고용약사 15명, 이모(60)씨 등 종업원 3명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유통기한 지난 전문의약품. (사진=경기지방경찰청 제공)
경찰은 마찬가지로 법정조제일수 초과 약국 대표 약사 박모(60)씨 등 19명을 약사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29억여 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평택의 A약국 업주 김모(61)씨는 약사 윤모(77)씨를 고용해 약국을 운영해 오다 지난해 5월쯤 윤씨가 사망했는데도 버젓이 약사 면허를 게시하고 약국을 운영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조제해 놓은 의약품. (사진=경기지방경찰청 제공)
이밖에도 화성의 B약국 업주 김모(61)씨는 고령으로 거동조차 힘든 약사 김모(81)씨에게 원룸까지 제공하며 면대약국을 운영했으며 또 다른 면대약국에서는 시각장애인이나 정신질환 치료 중인 약사의 면허를 빌려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약국 업주들은 약사 면허가 없어 약 도매상이나 전문브로커 등을 통해 면허 대여 약사들을 소개받았다.
이들은 또 환자가 오면 약사가 증상별로 미리 조제해 놓은 약을 보관해뒀다가 조제실에서 바로 조제한 것처럼 속였으며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도 그대로 판매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경기지방경찰청 제공)
적발된 약국 업주들과 대표약사들은 불법 영업을 들키지 않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보험급여를 청구하지 않았으며 조제장부조차 기록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 고령의 손님들로 현금거래를 한다는 점을 이용해 모든 비용을 환자에게 부담시켰다"며 "이번에 적발된 약국들은 모두가 스테로이드제를 과다하게 처방해 지역내에서 효과가 좋다고 소문난 약국들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스테로이드제는 환자들의 염증과 통증에 일시적으로 빠른 효과를 보일 수도 있으나 장기간 복용하면 내성이 생겨 당뇨병, 백내장, 골다공증, 뼈의 괴사, 위출혈, 근육 손실, 정신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