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인희 (가수)
(노래 흐르며 - 박인희 '봄이 오는 길') 노래를 듣고 있자니 따스한 봄 햇살 쬐는 기분 드시죠? 이맘때면 어김없이 라디오에서 흐르는 이 노래 바로 '봄이 오는 길'입니다. 노래는 지금도 해마다 들려오는데 대체 이 노래를 부른 가수 박인희 씨는 어디서 무얼 할까, 궁금했던 분들 많으시죠. 모닥불, 한 사람, 목마와 숙녀 등등 정말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키고도 어느 날 갑자기 가요계를 떠나서 사망설이 돌았을 정도입니다. 그런 박인희 씨가 무려 35년 만에 다음 달 컴백 콘서트를 앞두고 있답니다. 화제인터뷰에서 안 만나볼 수가 없죠. 가수 박인희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인희 씨, 안녕하세요.
◆ 박인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진짜 박인희 씨가 맞으시죠?
◆ 박인희> 네, 저 맞아요. (웃음)
◇ 김현정> 목소리 들으니까 맞으시네요. 그러니까 '목마와 숙녀'를 낭송했던 그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이세요.
◆ 박인희> 지금은 아마 목동에 있을거에요, CBS 기독교방송국이. 그렇죠?
◇ 김현정> 맞습니다.
◆ 박인희> 예전에 제가 20대 때 종로5가쪽에 CBS기독교방송국이 있을 때요. 세븐틴이라는 저녁시간을 방송 진행을 했었어요. 몇 십년 후에 이렇게 CBS기독교방송과 제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건 다 하나님 계획 탓이고 연출하신 덕분이 아닌가 그런 생각 들어서 정말 울컥합니다, 지금.
◇ 김현정> 세븐틴 얘기하시니까 저도 울컥하네요.
◆ 박인희> 거기부터 출발을 했어요, 제가.
◇ 김현정> 아니, 진짜 어떻게 35년 동안 한 번도 무대에 안 서고 노래를 뚝 끊고 사실 생각을 하셨어요? 아무리 미국에 가셨어도 그렇죠.
◆ 박인희> 방송활동이 인기 위주로 하다 보니까 제가 원하는 타입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아까 '봄이 오는 길'처럼 한두 곡 정도가 이른바 히트곡이라는 이름으로 띄워지게 되잖아요. 그러면 제 뜻에서가 아니라 꼭 인기 위주로 노래를 해야 되고 신곡 위주로 해야 되고 그러니까 저는 그게 싫었어요. 그래서 미련 없이 접었습니다.
◇ 김현정> 과감히 꽁꽁 숨어서 지내셨는데 어떻게 35년 만에 컴백을 결심하게 되셨어요?
◆ 박인희> 저는요. 제가 노래 부를 때는 물론 제 노래였지만 이 노래가 이제 불리워지고 나서는 제 노래가 아니라 들으시는 분들의 노래라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감히 1, 2년 동안 활동을 했는데, 어느 팬클럽이 저를 위해서 만들어졌다 이런 말씀을 듣고요, 너무 황송했죠. 그분들을 위해서 정말 제가 다시 한 번 인사를 드려야되겠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사실은 저희가 박인희 씨의 컴백 소식을 어떻게 알았냐 하면 저희 방송국으로 전화가 왔어요. 박인희 씨의 팬클럽에서 '박인희 씨가 컴백을 하는데 그분을 화제의 인터뷰에 꼭 좀 초대해 주십시오.' 이런 전화가 와서 저희 너무 놀랐어요. 팬클럽이 아직도 활동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셨어요, 그동안?
◆ 박인희> 아니요, 저는 몰랐죠. 왜냐하면 현역으로 활동을 안 하기 때문에 그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존재할 수도 없고…. 아마 초기에 몇 분 정도가 이렇게 시작을 했다가 세월이 흐르고 또 제 소식도 모르고 제가 활동을 하지를 않으니까 없어졌을 줄 알았죠.
가수 박인희. (사진=쇼플러스 제공)
◇ 김현정> 그런 팬들의 사랑으로 35년 만에 다시 노래를 부르게 된 박인희 씨. 그런데 박인희 씨를 사랑하는 분들은 노래도 노래지만 시낭송을 일품으로 꼽으시더라고요. 배경음악 깔아놓고 긴 시를 낭송하는데 아마 박인희 씨의 그때 그 시낭송이 이후에 나온 모든 시낭송의 교본이 됐을 거에요. 그렇죠?
◆ 박인희> 아유 (웃음) 그건 과찬이시고요. 평소에 시를 참 좋아하고요. 또 직접 쓰고요. 그래서 '목마와 숙녀'라는 박인환 시인의 작품을 제가 낭송한 적이 있었죠.
◇ 김현정> 대단한 히트를 했죠, 목마와 숙녀. 그거 혹시 그때 나이가 어떻게 됐는지 기억나세요? 목마와 숙녀를 낭송했던 그때?
◆ 박인희>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요. 아마 20대 후반쯤 되지 않았을까요.
◇ 김현정> 선생님 1945년생이시니까 올해 일흔….
◆ 박인희> 아니에요. 1살 더 올리셨는데요. 할머니는 맞지만 1살은 내려야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1946년생이시군요. 죄송합니다. (웃음) 1946년생.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40, 50년 흘렀어요. 혹시 지금도 목마와 숙녀 기억하고 계세요?
◆ 박인희> 그게요. 조금은 기억을 하는데요. (웃음) 슬슬 유도하시는 거죠, 지금?
◇ 김현정> 실례가 안 된다면 아마 지금 들으시는 분들이 다들 '목마와 숙녀' 기대하실 겁니다.
◆ 박인희> 아침이라 제가 술 한 잔이 아니라 커피 한 잔 했는데요.
◇ 김현정> 좋습니다.
◆ 박인희> (시 낭송)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거기까지만 할게요.
◇ 김현정> 조금만, 조금만 더. 너무 좋습니다.
◆ 박인희> 그 뒤는 제가 지금 다….
◇ 김현정> 가물가물하세요?
◆ 박인희> 왜냐하면 마음이…. 김현정 씨하고 통화를 하다 보니까 너무 설레 가지고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웃음)
◇ 김현정> 아니, 선생님 떨리세요? (웃음)
◆ 박인희> 떨리기보다 많이 설레요.
◇ 김현정> 그러세요. 정말 많은 분들을 눈물짓게 했던 이 시. 이 목소리로 그러니까 이번에 신곡도 발표를 하시는 건가요?
◆ 박인희> 네. 제가 미국 생활을 하면서 제 뜻과 달리 그냥 생활인으로, 자연인으로 살아가면서 곡들을 쓰게 되고요. 작곡과 함께 또 노랫말을 만들게 되고. 그래서 그런 것들이 한 수십 편 모아졌어요.
◇ 김현정> 몇 편 정도나 작사, 작곡을 해 놓으셨어요?
◆ 박인희> 정선한 것만 한 60여 편 됩니다.
◇ 김현정> 60여 곡을…. 그러니까 아까 노래 끊으셨다고 했지만 안 끊으신 거네요?
◆ 박인희> 그런데 제가 부르려고 욕심을 내기보다는 곡에 맞는 사람들을 찾아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가수 박인희. (사진=쇼플러스 제공)
◇ 김현정> 아, 신곡도 참 기대가 되고. 다음 달 생애 첫 콘서트도 아마 지금 많은 분들이 콘서트 소식에 벌써 듣기만 해도 설레실 거에요. 연습 잘 돼 가세요?
◆ 박인희> 잘못 일을 저지른 거 아닌가 생각을 할 정도로…. 이건 정말 두려운 정도가 아니라 어떻게 하지? 이거. 왜냐하면 저는 노래방도 잘 안 가봤거든요.
◇ 김현정> 그러세요?
◆ 박인희> 그랬는데 정작 '이제 하겠습니다' 하고 이렇게 대답을 해놓고 나니까 큰일났습니다. (웃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
◇ 김현정> 콘서트 잘 하시고요. 지금 노래가 하나 흐르고 있는데 들리세요? 이 노래.
◆ 박인희> '끝이 없는 길'인 것 같은데요.
◇ 김현정> 이 노래 불렀을 때는 몇 살 때였는지 기억나세요, 혹시?
◆ 박인희> 그게 정확한 나이는 제가 기억할 수가 없는데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쯤 될 것 같은데요.
◇ 김현정> 아마 지금 이 노래 들으시는 분들은 눈을 감지 않으실 수가 없을 거예요. 그때 그 추억 속으로 젖어들면서 오늘 정말 반가운 목소리 너무나 감사합니다.
◆ 박인희> 너무 감사합니다.
◇ 김현정> 콘서트도 잘 마치시고요. 오늘 귀한 시간 정말 고맙습니다.
◆ 박인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끝이 없는 길' 박인희 씨의 목소리로 조금 더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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