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자신의 사무실이었지만 양 대표는 "오늘따라 예뻐 보인다. 한 번 안아보자"고 희롱하며 B씨를 끌어안았다. (사진=스마트이미지/자료사진)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한다."
지난 6일 서울 남부지법 형사9단독 석준협 판사의 판결에 굴지의 종합교육기업 A대표가 고개를 떨궜고, 그의 '갑질 추행'은 단죄를 받게 됐다.
A대표는 자신의 회사에 입사지원을 했던 20대 여성과 여비서 등 2명을 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됐다.
A대표가 20대 여성 B씨를 만난 건 2014년 7월.
B씨는 아버지 지인의 소개로 에듀윌에 입사지원을 해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입사를 거절한 상황이었다.
그러자 6일 뒤 A대표는 회사의 해외진출에 대해 논의할 게 있다며 굳이 B씨를 불러내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 후 A대표는 자신의 에쿠스 차량에서 내리려는 B씨를 갑자기 껴안았다. 그의 검은손은 B씨의 가슴과 엉덩이로 거침없이 향했다.
B씨는 A대표를 고소했고 검찰은 같은 해 10월 A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 수사를 받는 중에도 A대표는 오히려 더욱 대범하게 범행을 이어갔다.
피해자는 지척에서 자신의 일을 돕던 여비서 C씨.
직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자신의 사무실이었지만 A대표는 "오늘따라 예뻐 보인다. 한 번 안아보자"고 희롱하며 C씨를 끌어안았다.
C씨에 대한 추행 혐의까지 더해졌지만 재판정에 선 A대표는 당당했다.
A대표는 대낮에 누구나 볼 수 있는 차 안이나 직원들이 드나드는 집무실에서 강제추행은 불가능한 것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또 C씨를 끌어안은 것은 상식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B씨는 A대표가 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자신에게 사과한 녹취를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A대표는 난청을 핑계로 B씨의 말뜻을 잘못 이해해 벌어진 일이라고 발뺌하며 병원 진단서까지 제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대표의 어처구니 없는 항변을 모두 인정하지 않은 채 "A대표가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 판사는 △추행 범죄 대부분은 공개된 장소, 주변에 수많은 사람이 있는 가운데 저질러지고 있다는 점 △A대표가 관계상 B씨가 저항하기 곤란하다는 점을 악용한 점 △A대표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점 △난청 진단서는 사건 기소된 후 작성됐으며, A대표의 의도에 따라 조작될 수 있는 점 등을 거론하며 A대표 측의 주장을 오목조목 반박했다.
실형 선고가 내려지면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던 A대표는 법정 구속됐다.
A대표는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