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귀화한 여성에게 접근해 교제를 시작한 뒤 1인 3역을 하며 수천만원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김모(42)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14년 11월 자신을 남자친구라고 믿는 A씨에게 회사 법인카드를 잃어버렸다며 50만원을 빌리는 등 이때부터 1년 동안 비슷한 수법으로 143차례에 걸쳐 모두 6천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2014년 4월 스마트폰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A씨에게 자신이 서울 유명대학 출신에, 인수합병(M&A) 전문회사 대표라고 소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A씨가 한국 물정에 어둡고 한국말도 잘못 알아듣는다는 점을 노려 대담한 범행을 이어갔다.
"거래처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거나 "회사 돈이 국고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벌금을 내야 한다"며 여러 차례 돈을 받아낸 것.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굵게 내면서 법원 직원과 회사 법무팀 변호사 등을 사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정한 직업이 없던 김씨는 받아낸 돈으로 생활비에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그렇게 큰돈을 줄 수 있던 건 김씨를 연인으로 믿었기 때문"이라며 "계속해서 갚지 않아 끝내 고소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 계좌에 돈을 송금한 여성들이 더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범죄혐의가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