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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범인이오" 삼례 나라슈퍼 사건, 17년 만의 자백

사건/사고

    "내가 범인이오" 삼례 나라슈퍼 사건, 17년 만의 자백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자료사진)

     

    진범 논란을 일으키며 재심이 진행 중인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의 재판에서 17년만의 자백이 나왔다.

    15일 전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장찬) 심리로 열린 임모(38) 씨 등 3명에 대한 재심 청구 사건 두 번째 심문기일에서 증인으로 선 이모(48) 씨는 자신이 진범이라고 시인했다.

    이날 이 씨는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이 맞느냐"는 임 씨 변호인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 한 사건, 두 무리의 범인

    1999년 2월 6일 새벽 4시께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해 유모(당시 76) 할머니의 입을 막아 숨지게 하고 현금 등 254만 원 상당을 훔쳐 달아나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이라 이름 붙은 사건.

    당시 경찰은 동네 선후배인 임 씨와 최모(37)·강모(36) 씨 등 3명을 강도치사 혐의로 구속했고 이들은 징역 3년에서 6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쳤다.

    하지만 임 씨 등이 확정판결을 받은 그해 10월로부터 한 달 뒤인 11월, 부산지검이 또 다른 3인조를 검거하고 자백을 받으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한 사건에 임 씨 등 동네 3인조와 이 씨 등 부산 3인조, 두 무리의 범인이 있는 상황. 동네 3인조를 검거했던 전주지검으로 이첩된 부산 3인조는 자백을 번복하고 무혐의로 풀려났다.

    이후 부산 3인조 중 한 명은 지난해 숨졌고, 다른 한 명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이미 공소시효도 지난 사건이지만 남은 한 명인 이 씨가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 지워지지 않는 사건의 기억

    사건 발생 17년 만에 증인으로 법정에서 선 이 씨는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십 수 년 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다"며 "교도소에 있는 꿈을 꿨고 출소 날짜가 지나도 계속 교도소에 있는 꿈이었다"고 괴로워하며 그 날의 기억을 털어놨다.

    눈이 많이 오는 날이었고 익산에 사는 선배의 초청으로 부산에 사는 이 씨 등 2명이 삼례 땅을 밟으면서 셋이 됐다. 일행 중 한 명이 막노동을 하는 터라 차 안에는 항상 공구가 있었고, 사건 당일 이 공구로 슈퍼 문을 강제로 열었다. 방에는 유 할머니 부부가 자고 있었고 3인조는 부부를 제압했다. 유 할머니가 고함을 치자 청테이프로 입을 막았다. 얼마 뒤 할머니가 움직임이 없어 얼굴에 물을 붓고 인공호흡을 했지만 숨진 듯 했다. 슈퍼를 빠져나와 차를 타고 달아나던 중 범행에 쓴 도구는 모두 버렸다.

    이 씨 머릿속에 담긴 사건의 전말이었다.

    ◇ 풀려난 이의 자백, 풀어준 이들의 답은?

    "처벌을 받았더라면 잊었을 텐데 그러지 않아 항상 생각을 하게 됐다."

    17년 전 일을 어떻게 상세하게 기억하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이 씨는 이렇게 답했다.

    이 씨는 최근 들어 언론 등을 통해 자신이 사건의 진범임을 밝혀왔다. 아울러 숨진 유 할머니의 묘소를 찾아 사죄했고, 유족에게도 용서를 빌었다.

    이 씨는 사건 뒤 검거돼 전주지검에서 수사 받을 당시 사실을 털어놨지만 이미 '진범'을 잡았던 수사관 등은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씨의 변호인은 다음 심문 기일에 당시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들과 검찰 수사관, 장물을 처분한 장물업자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다음 심문은 오는 26일 오후 2시 전주지법 1호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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