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감전사고를 당했던 노석훈 소방장이 2일 왼쪽 손목에 의수를 달고 9개월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제공/연합뉴스)
"소방관은 나에게 보람을 안겨준 직업입니다. 소방관을 포기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습니다."
왼쪽 손목에 전동의수를 단 노석훈(39) 소방장은 2일 아홉 달 만에 소방관 근무복을 입은 소감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노 소방장은 지난해 8월 14일 광주 서구 금호동 한 원룸 앞 전봇대에서 벌집을 제거하다 고압전선에 감전됐다.
찰나의 순간에 2만2천볼트의 전류가 노 소방장의 전신을 관통했다.
온몸에 화상을 입은 노 소방관은 20차례가 넘는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불의의 사고는 끝내 그의 왼손을 빼앗아 가고 말았다.
비록 한쪽 손은 잃었지만, 소방관으로 사는 삶은 포기할 수 없었다.
노 소방장은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잡으며 기약 없는 재활치료에 들어갔다.
또 전동의수를 익숙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매일 5시간 이상 훈련에 매달렸다.
가족의 헌신적인 응원과 동료의 끊임없는 격려가 없었다면 이겨낼 수 없었던 고통의 시간이었다.
노 소방장은 이날 광주 서부소방서 화정119안전센터로 복직했다.
다시 만난 동료들은 "우리 곁으로 돌아와 줘서 고맙다"며 노 소방장을 얼싸안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동료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본인의 의지에 따라 복귀 첫날에는 교대근무조에 배치됐으나 당분간 현장출동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행정업무 등 노 소방장을 필요로 하는 일은 소방서 안에 얼마든지 남아있다.
동료 소방관들은 그가 업무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노 소방장은 "곁에서 지켜봐 주신 분들이 많았다. 그 힘으로 버틸 수 있었다"며 "이제는 내가 보답할 차례다. 열심히 일하는 소방관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