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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로 남편 청부살해한 아내 13년 만에 덜미

사건/사고

    뺑소니로 남편 청부살해한 아내 13년 만에 덜미

    뺑소니 교통사고 위장…남편 사망보험금 5억 원 챙겨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뺑소니 교통사고로 청부 살해한 60대 여성이 13년 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북 의성에 거주하는 박모(65)씨가 자신의 여동생 박모(52)씨에게 끔찍한 부탁을 청한 건 지난 2000년. 여동생의 형부이자 자신의 남편인 김 모 씨를 죽여달라는 것이었다.

    평소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내 박 씨(당시 52세)는 보험금에 눈이 멀었고, 3년에 걸쳐 끈질기게 여동생에게 남편 살해를 청부했다.

    언니의 부탁을 끝내 수락한 여동생 박 씨는 지인을 꼬드겨 살인 계획을 치밀하게 짰다. 교통사망사고로 범행을 위장하기로 하고 이를 실행할 제3자를 물색했다.

    이들은 지인의 중학교 동창인 이 씨(56)에게 "보험금이 나오면 돈을 일부 나눠 주겠다"며 살인을 교사했다.

    범행 밑그림이 그려지자 아내 박 씨는 남편의 명의로 된 보험을 2군데 가입했다. 휴일 야간에 발생한 무보험 뺑소니 사망 사고의 경우 보험금이 더 지급되는 사실을 알고 특약을 맺기까지 했다.

    2003년 2월 23일 이들은 계획한 범행 날짜에 맞춰 행동을 개시했다.

    "농사일을 배우러왔다"며 남편 김 씨(당시 54세)와 말을 트고 지내온 이 씨는 이날 김씨를 불러내 술을 먹였다. 술에 취한 김 씨를 집 근처에 데려다 준 뒤 이 씨는 자신의 1톤 화물차량으로 김 씨를 치어 숨지게 했다.

    그리고 이들 4명은 보험사 3곳에서 남편의 사망 보험금 5억 2000만 원을 타내 나눠 가졌다.

    CCTV가 없는 한적한 시골 도로에서 벌어진 교통사고였기에 당시 경찰은 뺑소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보험금 수사도 병행됐지만 이들은 경찰의 보험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특이할 만한 거래 내역을 남기지 않았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지난 2013년 끝나고 말았다.

    이후 12년이 흐른 지난해 경찰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하고 재수사에 돌입했다. 공범 중 누군가 과거 범행 사실을 무용담처럼 털어놨고 이를 알게 된 지인이 금감원에 신고 한 것이다.

    경찰이 6개월간 확보한 금융거래내역을 토대로 추궁하자 이들 4명은 결국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자칫 단순한 뺑소니 사고로 묻힐 뻔 했던 끔찍한 위장 범행의 전모가 13년 만에 밝혀진 것이다.

    경북지방경찰청은 3일 고의로 뺑소니 사고를 내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이들 4명을 구속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7월 경북지방경찰청에 미제사건 전담 수사팀이 신설된 후 9개월 만에 나온 첫 성과다.

    경북지방경찰청 강병구 미제수사팀장은 "오래된 사건이라 탐문과 증거 수집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살인 미제사건에 대해서는 많은 시간이 흘러도 끝까지 추적한다는 경찰의 의지가 이 사건을 통해 증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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