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분만이라도 아기가 스스로 절개한 곳을 꼬물거리며 빠져나와 배 위에서 엄마와 첫 대면을 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이러한 자연스러운 제왕절개 분만이 산모와 아기 모두에 이익이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올여름 영국에서 시작된다고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아기가 절개를 통해 스스로 자궁을 빠져나오는 데는 최장 4분 정도 걸리며 산모는 그사이에 아들인지 딸인지를 확인한 뒤 배 위에서 아기와 첫 대면을 하게 된다.
전통적인 제왕절개 분만은 아기를 자궁에서 너무 빨리 빼내기 때문에 아기가 정상적인 공기 호흡에 적응하기가 어려워 숨 쉬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아기가 스스로 천천히 기어 나오면 이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 방법은 약 10년 전 런던에 있는 퀸샬러트-첼시 병원의 수석 조산 간호사인 제니 스미스가 처음 창안했다. 지금은 일부 개인 클리닉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앞으로 임상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이 새로운 제왕절개 분만법이 전국 병원에 보급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3번째 아이를 이 방법으로 출산한 샬러트 필비(32)는 가슴에 올라온 아기는 아주 평온해 보였다면서 너무도 신기하고 놀라운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영국산부인과학회의 패트릭 오브라이언 박사는 이 방법은 아무런 불이익이 없고 특별한 훈련이 필요한 것도, 출산경비가 더 드는 것도 아니라면서 앞으로 제왕절개 분만이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