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들어서는 패션그룹 형지의 쇼핑몰 '바우하우스 인 부산'의 기공식 장면 (사진=패션그룹 형지 제공)
교통영향평가 부실 의혹을 받고 있는 패션그룹 형지의 쇼핑몰 '바우하우스 인 부산' 건축과 관련해 형지 측과 구청 간의 유착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부산 사하구 지역에 없는 영화관 유치를 위해 형지 측에 특혜성 편의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패션그룹 형지는 2008년부터 사하구 하단동 일대 부지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형지에 따르면, 이때만 하더라도 형지는 지금처럼 5만 9000여 ㎡부지에 지하 8층 지상 17층, 영화관 6개관을 갖춘 대형 쇼핑몰을 올릴 계획은 없었다.
크지 않은 쇼핑몰을 지을 계획이었던 형지의 최병오 회장은 지난 2012년 이경훈 사하구청장으로부터 "이왕 쇼핑몰을 지을 거면 영화관을 함께 짓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인구가 35만 명에 이르는 사하 지역에 영화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형지 측은 이 구청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영화관의 '집객 효과' 등을 고려해 영화관을 갖춘 복합 쇼핑몰을 짓는 쪽으로 계획을 선회했다.
패션그룹 형지가 사하구 하단동에 건설 중인 쇼핑몰이 이면도로에 교통난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강민정 기자)
하지만 형지는 건축 허가 승인을 앞두고 쇼핑몰 이면도로의 교통난을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지적과 우려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사하구청은 이 같은 상황에도 건축 허가를 승인해, 영화관 유치를 위해 형지 측에 편의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형지 피해대책위 관계자는 "사하에 서부산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대형 쇼핑몰을 유치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쇼핑몰 관련 건축허가 과정을 살펴보면 특혜를 제공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많다. 영화관 유치를 위해 쇼핑몰 인근 상인과 주민들이 겪어야 할 교통 불편에 대해 구청이 일부러 눈을 감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경훈 구청장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민·관 유착 의혹에 떳떳하다"며 "영화관 등 사하 발전을 위한 일에 시비를 걸고, 무조건 나쁜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형지 측 역시 "수익성만 본다면 사하에 영화관을 갖춘 이런 대형 쇼핑몰을 짓지 않았을 것"이라며" 부산 출신인 최병오 회장이 수익성보다는 고향에 도움이 되기 위해 펼친 사업을 비뚤어진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형지의 서부산 최대 쇼핑몰 건축이 문화인프라가 부족한 사하에 민과 관이 협력해 만든 결실인지, 아니면 민·관 유착으로 인한 특정기업 봐주기인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이 같은 의혹을 풀기 위해 쇼핑몰 '바우하우스 인 부산'의 건축 승인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