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정부가 국론 분열을 이유로 이번 36주년 5.18 기념식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은 물론 제창을 허락하지 않기로 하자 전국이 들끓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여소 야대의 정치 지형을 만들어 내며 정부 여당의 오만과 불통을 냉엄하게 심판했던 국민들이 5.18 36주년 기념식을 이틀 앞두고 전해진 비보에 또다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여야 원내대표의 청와대 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이나 제창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하면서 품었던 기대가 한순간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이후 무려 7년 동안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마음껏 제창하지 못했던 5.18 근원지 광주의 실망감은 더더욱 클 수 밖에 없다.
당장 광주시 의회는 이에 반발해 36주년 기념식 불참을 선언하고, 대신 오전 9시부터 5.18 민주의 문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기로 했고, 전남도 의회도 17일 전체의원의 민주묘지 참배를 전후해 불참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광주시의회 조영표 의장은 "국론 분열을 이유로 기념곡 지정과 제창을 하지 못하게 한 정부가 바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털어놨고, 윤장현 광주시장은 강한 유감표명과 함께 '기념식에서 모든 참석자와 시민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것'을 제안했다.
5.18 기념재단은 '국론분열 없는 해결방안이라는 조건이 달려있어 처음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으며, 결국 말장난에 국민들만 놀아난 셈'이라고 혹평했다.
그동안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 거부에 반발해 정부기념식에 불참한 채 별도의 기념식을 치렀던 5월 단체들도 이번 결정은 '박근혜 정부의 불통의 정치와 역사 의식 부재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 준 사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이번 정부 기념식에 참석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이 상태로 그같은 결정이 과연 지켜져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회원들이 늘고 있어 긴급 대책 마련을 논의하고 있다.
그밖에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도 논평을 내고 국가 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과 기념식 제창을 즉각 허용하라'고 촉구하는 등 각계 각층의 반발로 후폭풍이 만만찮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