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10대 아들을 집에 혼자 두고 밥을 굶기거나 진료도 받지 않게 하는 등 방치한 아버지가 법정에 섰다.
A군은 어릴 때부터 소아당뇨를 앓았다.
아내와 이혼해 A군을 혼자 돌봐야 하는 아버지는 2013년부터 2년 동안 아들을 집에 혼자 생활하도록 하고, 매달 한 두 차례 방문했다.
"몸이 좋지 않아 산에서 요양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런 우려 때문에 앞서 2011년부터 아동보호기관으로부터 아이 방임을 막기 위한 지원과 관리를 받았지만 허사였다.
한 번씩 집을 찾을 때 아들에게 1만∼2만원의 용돈만 주고 갔다.
아들은 돈이 떨어지면 밥을 굶었다.
소아당뇨 때문에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고 주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하지만 엄두도 못냈다.
지난해 말에는 오랫동안 아버지가 오지 않고, 인슐린 주사도 맞지 못하자 견디다 못한 A군이 119에 신고해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학교에는 지난해 54일 동안 무단 결석했다.
아버지는 결국 아들에 대한 보호·양육·치료·교육을 소홀히 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울산지검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아동유기·방임)로 A군의 아버지를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나도 몸이 아파 힘들었다"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누구든지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