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재벌가의 외손자이자 대학병원 의사라 속이고 결혼을 약속해 억대의 예물을 뜯어낸 30대 유부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재벌가 자제를 사칭해 결혼을 약속한 뒤 1억원 상당의 결혼예물 뜯어낸 혐의로(사기 등) 김모(35) 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김 씨는 자신을 유명 상장대부업체 R그룹 회장의 외손자이자 서울 소재의 K대학교병원 신경외과의사라 속여 피해자로부터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역할대행사이트서 가짜 부모역할을 해줄 사람까지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위조한 통장 잔액 증명서(오른쪽), 가짜 엄마 역할을 한 김씨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사진=강남경찰서 제공)
김 씨는 자신의 명의로 118억원의 돈이 있다며 위조한 예금잔고증명서와 고급외제승용차 위조 차량등록증, 40억짜리 청담동 아파트 위조매매계약서까지 보여주며 피해자를 눈속임했다.
가짜 부모 역할을 한 이모(60) 씨와 김모(59·여) 씨는 지난 2014년 6월부터 최근 5월까지 약 2년간 건당 12만원씩 받으며 수차례 가짜 부모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가짜 재벌행각은 이유 없이 결혼을 차일피일 미루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강남 부잣집의 학습지 방문교사를 하던 사람으로 이미 슬하에 1명의 자녀를 둔 유부남이었다.
경찰은 "김 씨는 외제차 동호회에서 활동하며 자신이 격이 떨어지는 것 같아 의사로 사칭했다"며 "이후에는 재벌가 자제로까지 사칭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