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드라이버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의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그러나 정작, 늦은 밤고객의 안전 귀가를 책임질 대리기사들은 "카카오의 일방적 추진"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카카오는 '카카오드라이버'가 31일 전국적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 승객용 애플리케이션(앱)을 공개한다고 30일 밝혔다.
카카오 드라이버앱을 내려받은 뒤,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대리기사와 연결된다. 콜이 수락되면 해당 기사의 얼굴과 연락처(안심번호)가 뜬다.
기본요금은 1만 5000원으로, 카카오드라이버 앱에 탑재된 미터기로 거리와 시간에 따라 1000원씩 추가된다. 요금은 카카오페이와 연동, 미리 카드를 등록해둔 카드로 자동결제되는 방식이다. 운행이 종료되는 즉시 따로 카드를 낼 필요없이 그냥 내리면 된다. 기존 대리운전 서비스처럼 현금은 받지 않는다.
카카오는 안정적인 대리운전 서비스를 위해 지난달부터 기사들을 선발, 교육을 별도로 진행하는 등 철저히 준비해왔다는 입장이다.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2주간 시범 운행을 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기준 카카오드라이버 사전 예약자만 35만명을 넘어서는 등 이용자들 관심 또한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대리운전기사들은 "정작 기사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마이웨이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 역시 대기업의 횡포이고 갑질"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앞서 올해 초부터 카카오드라이버 출시를 앞두고 카카오와 대리기사들은 카카오드라이버 20% 수수료 정책에 반발하며 요율 재조정과 소통 창구 마련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합의점을 전혀 찾지 못했고, 카카오가 일방적 정책과 발상으로 독주한다"는 게 대리기사들 입장이다.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김종용 회장은 "그간 대리운전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타파하고 대리기사 처우개선을 위해 카카오드라이버를 진출을 누구보다 반겼지만 카카오가 내건 조건은 전혀 그렇지 않았고, 조율하려고 노력했지만 기사들의 의견은 조금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기존 대리업계의 20~40% 수수료에서 20%만 받고, 기사들의 보험료 또한 대납해, 상생에 앞장서겠다는 목적으로 대리운전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협회 측은 "기존 업계 관행이 심했다지만 3,40%씩 수수료를 받는 대리업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돈데, 마치 카카오가 20%로 수수료를 고정해 기사들에게 엄청난 메리트를 주는 것처럼 여론전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한 건당 2만원 안팎으로 버는 기사들 수익에 "20%는 여전히 상당한 수수료이고 기존과 차이도 없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카카오드라이버의 시장 진입이 처음인데다, 앱을 통한 중개 서비스인 특성상, 기존 콜센터 운영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어 수수료는 충분히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합의점을 찾기 위해 매달렸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협회 측은 특히, "카카오가 보험료도 대납해준다는 보도는 심각한 왜곡"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에 따르면 이미 대리기사들은 매달 10~12만원 상당의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 한 업체에 등록만 하면 두 세군데 업체의 자체 프로그램을 이용, 승객과 연결되는 구조다. 그런데 카카오드라이버에 등록한다고 또 같은 보험료를 내야한다?
김 회장은 "카카오가 이중보험료는 받지 않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이치를 마치 자신들이 대리기사들의 보험료를 내주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카카오드라이버가 출시되도 결국 대리기사들에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똑같은 보험료를 내야하고, 여전히 똑같은 20퍼센트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면서 "카카오는 신규사업자로서 기사를 대량모집하고 시장 진입을 위해 그들이 감당해야 할 투자일 수는 있으나, 대리기사에게는 어떤 실익도 없는 것이다"며 한숨만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