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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진실 추적, 12년만에 다시 시작[영상]

전남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진실 추적, 12년만에 다시 시작[영상]

    대법원, 검찰 항고 기각 백모씨 부녀 재심 개시 결정
    박준영 변호사 "이 사건 검사들 상식 밖, 사법 시스템 신뢰까지 의문"

    백모씨(왼쪽)가 지난 1월 순천교도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박사라 기자백모씨(왼쪽)가 지난 1월 순천교도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박사라 기자
    이른바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의 진실 추적이 12년 만에 다시 시작된다.

    대법원 3부가 19일 검찰의 항고를 기각하고 백모씨 부녀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부녀는 2009년 순천 자택에서, 아내이자 어머니에게 청산가리를 탄 막걸리를 먹여 숨지게 한 혐의(살인죄·존속살해죄)가 인정돼 2012년 대볍원이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선고하면서 복역해왔다.

    그러나 광주고등법원이 지난 1월 "검사가 위법하게 수사권을 남용했다"며 재심 개시를 결정해 부녀가 순천교도소에서 석방됐으나 검찰이 항고하면서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재심 변론을 담당한 박준영 변호사는 지난해 8월 광주고등법원 제2-2 형사부(법관 박정훈 오영상 박성윤) 심리로 201호 법정에서 열린 공판 당시 부녀의 무고함을 강조했다.

    박준영 변호사가 지난해 8월 광주고등법원에서 재판 직후 법정 앞에서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고영호 기자박준영 변호사가 지난해 8월 광주고등법원에서 재판 직후 법정 앞에서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고영호 기자
    박 변호사는 "부녀가 오이농사를 하면서 이용한 청산가리를 막걸리에 타 범행에 사용했다고 검찰은 주장했지만, 20년 이상 오이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오이에 청산가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이구동성으로 진술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청산가리'와 '막걸리'가 핵심 증거인데 검찰은 이와 관련한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으면서 재판부가 판단하지 못하도록 해 검사가 기망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딸이 '청산가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엄마를 죽여요'하고 했는데 이런 진술이 법원에 제출되지 않았다"며 "검찰은 딸의 지적 능력이 낮은 것을 이미 알고 '모의'나 '고자질' 등 뜻이 뭔지 아느냐고 묻는 등 오히려 지적 능력이 낮은 점을 '이용'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최후 진술에 나선 부친은 "학교를 다니지 못해 허드렛일을 하면서 살아오는 등 처지가 불우했다"고 말했고, 딸은 "엄마를 죽이지 않았는데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검찰은 "박 변호인 지적처럼 검사가 증거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이 많지만 검찰이 진실을 왜곡할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부녀의 진술은 압박이나 허위에 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심 사유가 없다"고 맞섰지만 결국 대법원은 박 변호사의 논리를 받아들였다.


    박 변호사는 재판 직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검찰에게 조금의 배려도 못느꼈다. 검찰 조직을 정말 이해 못하겠다. 물론 혐의 입증을 위해 지금도 노력하시는 검사들도 계시고 법정에서 존경할만한 주장으로 입증하시는 검사도 계시지만, 이 사건 법정에서의 검사들은 상식 밖이다.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얘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검찰의 허점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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