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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그 감동 그대로"…스크린 다시 수놓는 걸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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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시절 그 감동 그대로"…스크린 다시 수놓는 걸작들

    '불의 전차'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음식남녀' '벤허' 줄줄이 개봉 앞둬

     

    지난 시절, 우리네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 준 걸작 영화들이 다시 한 번 스크린에 그 감동을 펼쳐놓는다. 줄줄이 개봉을 앞둔 '불의 전차'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음식남녀' '벤허'의 면면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스포츠 정신의 정석 '불의 전차'

    16일 개봉하는 '불의 전차'는 한국에서의 첫 극장 정식 개봉이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영화 불의 전차는 1924년 파리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인 해럴드 에이브라함(벤 크로스)과 에릭 리델(이안 찰슨) 두 선수의 기적 같은 실화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1924년 런던, 대학생인 해럴드 에이브라함과 선교사 출신 에릭 리델은 타고난 스프린터로서 제8회 파리 올림픽 영국 대표로 선발된다. 유대인으로서 당해야 했던 차별과 편견을 이겨내기 위해 승리를 향한 투지를 불태우는 해럴드. 그리고 종교적 신념을 걸고 피나는 노력을 거듭하는 에릭. 숙명의 라이벌인 두 선수는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생에 단 한 번뿐인 레이스를 시작한다.

    이 영화는 당대 영국 상류층 사이에 팽배해 있던 유대인에 대한 반감과 편견에 맞서는 해럴드와 종교적 신념을 걸고 승리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거듭한 에릭을 통해 깊이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아카데미 4관왕, 칸국제영화제 2관왕,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37개 부문 후보에 올라 18개 부문에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 받았다.

    영화 불의 전차는 두 스포츠 영웅의 경주 장면에서 슬로우모션과 스톱모션을 활용함으로써 그 속에 드라마까지 담아낸 섬세한 연출을 자랑한다. 위대한 영화음악으로 불리며 올림픽 등 각종 스포츠 경기의 테마송으로 여전히 회자되는 명곡인 반젤리스의 'Chariots of Fire'도 빼놓을 수 없다.

    ◇ 도플갱어로 표현된 당대 유럽의 혼돈상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23일 관객과 만나는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은 이름과 생일, 얼굴까지 빼닮은 폴란드의 베로니카와 프랑스의 베로니끄를 통해 인생에서 마주치는 운명적인 만남과 놀라운 우연을 신비롭고 아름답게 그려낸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십계', '세 가지 색' 3부작을 연출한 폴란드 출신의 거장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의 작품.

    1991년작인 이 영화의 제작 당시 폴란드는 격변의 시기를 통과하고 있었다. 자유주의 노조를 결성한 폴란드는 공산주의 일당 독재를 무너뜨리며 1989년 복귀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자유국가로 진입한다. 1991년 소비에트 공산 정권이 무너지고 동유럽의 다른 국가들도 사회주의 체제의 급격한 몰락을 겪으며 자유화의 길을 걷게 된다.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은 동구의 몰락과 서구로의 통합이라는 당대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주인공 베로니카와 베로니끄를 각각 동유럽과 서유럽의 알레고리로 삼은 작품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베로니카와 베로니끄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태어났다. 이들은 똑같이 생긴 외모뿐만 아니라 동일한 인격체를 갖고 있고, 성장 과정에서 서로의 존재를 막연하게나마 인식하고 있기도 하다.

    둘은 모두 건강이 좋지 않으며, 예술 방면에 재능을 보인다. 이들이 속한 사회는 동시대임에도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베로니카는 사회주의가 붕괴해 가는 동유럽에서 살아가고, 베로니끄는 좀 더 풍요롭고 자유스러운 분위기의 서유럽에서 살아간다.

    키에슬로브스키 감독은 폴란드의 베로니카와 프랑스의 베로니끄, 두 사람의 평행적인 삶을 추적하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통해 인간 내면에 있는 동질성을 강조하며 이념을 초월해 통합된 사회를 추구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 요리 항연에 녹여낸 인생의 희로애락 '음식남녀'

    다음달 개봉을 앞둔 대만 영화 '음식남녀'는 이안 감독의 초기 걸작으로 꼽힌다. '브로크백 마운틴' '색, 계' '라이프 오브 파이' 등으로 할리우드에서도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받은 그 명장 이안 감독 말이다.

    가족의 갈등과 사랑을 담담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다양한 음식의 향연 속에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아낸 덕에 음식영화의 고전으로도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유명 호텔 요리사인 주사부는 슬하에 기독교 신자인 첫째 딸 가진, 커리어우먼 둘째 딸 가천,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생 막내 가령을 두고 있다.

    주사부는 나이가 들면서 미각을 잃어감과 동시에 가족들과 흩어져 살게 된다. 결혼과 사랑을 위해 독립을 계획한 사랑하는 세 딸을 위해 아버지는 오늘도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가족들을 초대한다.

    이렇듯 영화는 노년의 수석 요리사 주사부와 장성한 세 딸의 이야기를 통해 결혼과 가족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세대 간의 팽팽한 긴장을 선사한다.

    '쿵푸선생' '결혼피로연'과 함께 이안 감독의 '대만 아버지 3부작'을 이루는 영화 음식남녀는 제47회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 개막작, 제67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수작이다.

    ◇ 복수와 용서, 구원에 관한 스펙터클 명작의 귀환 '벤허'

    20세기 최고의 걸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벤허'는 다음달 7일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70㎜ 초대형 화면과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한층 더 웅장하고 압도적인 스케일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화 '벤허'는 로마 제국 시대를 배경으로, 예루살렘의 유태 귀족 유다 벤허(찰톤 헤스톤)가 옛 친구이자 예루살렘을 지배하고 있던 로마의 신임 총독 사령관 멧살라(스티븐 보이드)의 계략으로 모든 것을 잃고 노예 신세로 전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서기 26년 로마 제국, 유다 벤허는 예루살렘의 제일 가는 유태 귀족이다. 어느날 로마의 지배 아래 있던 이스라엘에 새로운 총독이 부임해 오고, 그를 보좌하는 주둔 사령관으로 벤허의 옛 친구인 멧살라가 임명된다.

    로마와 이스라엘 사이 적대적인 관계 탓에 둘 사이의 우정은 어린 시절과 달리 금이 가게 되고, 신임 총독의 부임 축하 행진 중 벤허의 여동생 티자(캐시 오도넬)의 실수로 총독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멧살라는 이를 유다의 계획적인 범행으로 몰아 벤허 가족을 잡아들이고, 벤허는 모든 것을 잃은 채 노예로 팔려가게 된다.

    벤허는 1960년 제3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남우조연상, 미술상, 음악상, 음향상, 의상상, 작품상, 촬영상, 편집상, 특수효과상 등 무려 11개 부문 수상작에 이름을 올리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썼다.

    특히 1만 5000명이 4개월간 연습한 뒤 5주에 걸쳐 촬영했다는 후반부 스펙터클한 전차 신을 고스란히 담아낸 점이 볼거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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