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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구조조정 자금 12조 어떻게 조성되나?

    정부 직접출자 1조 + 자본확충펀드 11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구조조정 추진현황 및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은 조선과 해운의 구조조정을 위해 12조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정부가 직접 출연으로 1조원을 조달하고 11조원은 국책은행자본확충펀드를 통해 조성된다.

    11조원의 펀드 중 10조원은 한은이, 나머지 1조원은 기업은행의 자산관리공사 후순위대출로 충당된다.

    이렇게 조성된 자금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지원돼 조선과 해운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채권 증가에 따른 부실을 막는 데 사용된다.

    정부가 구조조정에 소요될 것으로 추정한 자금은 5~8조원이다. 향후 구조조정으로 발생할 두 국책은행의 예상 부실채권 규모와 앞으로 적용될 바젤Ⅲ 기준 등을 고려해 산은의 국제결제운행기준 자기자본비율(BIS)을 13%, 수은은 10.5%에 맞춘다는 것을 전제로 추산한 것이다. 지난 3월말 현재 산업은행의 BIS는 14.6%, 수출입은행은 9.9%다.

    정부가 담당한 2조 원 중 1조원은 오는 9월까지 수출입은행에 직접 현금으로 출자한다. 나머지 1조원은 기업은행의 자산관리공사 후순위 대출로 조성해 국책은행자본확충펀드(SPC)에 투입한다.

    한은은 발권력으로 10조원을 조성해 자본확충펀드에 대출 방식으로 지원한다.

    펀드 조성 방법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지난 2009년 산은을 통해 시중은행의 자본 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전례를 거의 그대로 차용했다.

    자본확충펀드는 자산관리공사가 설립하게 되고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이 발행하는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를 인수해 주는 방식으로 두 은행을 지원한다.

    코코본드는 은행과 같은 발행회사의 자본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원리금이 주식으로 자동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채권이다.

    한은은 자본확충펀드 참가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은 대출금에 대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게 된다. 신보의 보증여력이 부족할 경우 한은이 부담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조성된 11조원의 자금은 한꺼번에 지원되지 않고 필요할 때 마다 투입하는 이른바 '캐피탈 콜' 방식으로 운영된다. 자금 투입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한은이 요구한 것이다.

    펀드의 운영 기간은 내년 말까지로 하되 필요할 경우 연장할 수 있다.

    정부는 다음 달 1일 가동을 목표로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 운영위원회'를 설치해 세부사항을 할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와 한은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시스템 위기 등에 대비해 수출입은행에 직접 출자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은은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직접 출연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대응 방안도 필요하다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중앙은행 고유의 역할인 '최종 대부자'의 표현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면 한은법상 '최종 대부자'로서 수출입은행에 대한 출자를 포함해 금융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한은 통화정책국 김봉기팀장은 "금융안정의 책임이 있는 중앙은행으로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출자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시장에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는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한은의 발권력으로 충당하려 했다. 그러나 한은은 원칙적으로 구조조정은 재정의 역할이며, 출자의 경우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만큼 손실최소화라는 중앙은행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난색을 표하면서 결국 한은이 발권력으로 돈을 빌려주는 펀드 방식으로 절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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