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노조가 구조조정에 반발해 13일 오전부터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 가운데 당국과 채권단은 실제 파업이 강행될 경우 회사를 살리기 위한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3일 오전 6시30분부터 이틀간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투표는 14일 오후 1시까지 노조원 7000명을 상대로 실시된다.
대우조선 노조는 "채권단에 제출된 자구계획안이 노조원들에게 일방적인 고통분담만을 요구하고 있다"며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저지하고 총고용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 이번 찬반 투표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특히 회사와 채권단이 지난 8일 확정한 5조3천억원 규모의 자구계획 중 특수선 사업 부문의 분할을 강하게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구계획에는 특수선 사업부를 분리, 자회사로 만든 뒤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상장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담고 있는데 노조는 이를 해외에 매각하기 위한 전략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과 함께 파업을 강행할 경우 지금까지 진행해 온 정상화 작업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회사를 통해 노조에 전달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노조에 대해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작년 자구계획을 낼 때 노조가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사측에 한 바 있는데, 이런 정신이 유지되길 바란다"며 "기업 정상화는 채권단, 주주, 노조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이 전제되지 않고는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 기업 구조조정의 기본적 철칙"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에 4조2천억원을 지원하면서 노조로부터 쟁의행위를 일절 하지 않다는 동의서를 받았다. 채권단이 지원하기로 한 4조2천억원 중 지금까지 1조원 정도가 아직 집행되지 않았다.
채권단은 특수선 사업부의 분할 문제는 기본적으로 노조와 협의를 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실제 분할 과정에서 노조와 협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