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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구조조정 서두르지 말아야 할 두가지 이유, 파나마운하와 해상환경오염"

기업/산업

    "조선업 구조조정 서두르지 말아야 할 두가지 이유, 파나마운하와 해상환경오염"

    -조선업 구조조정 주장, 객관적 근거없다
    -해상 환경 오염규제, 제2의 파나마운하 개통으로 대형선박 수주 늘듯
    -조선업 위기라는데 중국, 일본은 왜 투자를 할까?
    -일본이 고전하는 이유, 숙련노동자의 유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6월 14일 (화)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종식 전문연구원(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 정관용> 지난주에 정부가 한국은행을 동원한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해서 조선업계, 해양업계를 지원한다. 이런 방안을 내놓아서 큰 논란이 되고 있죠. 야당은 ‘국회감시 피해가려 하는 꼼수다’ 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런 가운데 노동계하고 야당 의원들이 함께 조선업 부문의 구조조정에 대해서 ‘위기의 조선산업, 벼랑 끝 조선노동자 올바른 해법은 무엇인가’ 이런 토론회를 지난 9일 열었습니다. 여기 발제를 맡으신 분, 오늘 초대했는데요.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으로 계신 박종식 박사입니다. 박사님, 어서 오십시오.

    ◆ 박종식> 네, 반갑습니다.

    ◇ 정관용> 경제학 박사가 아니고 사회학 박사시더라고요?

    ◆ 박종식> 네, 사회학 전공했습니다.

    ◇ 정관용> 주 전공이 조선업 관련입니까?

    ◆ 박종식> 원·하청 관계, 조선산업에서의 원·하청 관계 그리고 주로 고용문제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노동계하고 야당의원이 주도하는 토론회에 발제자로 섭외가 되신 거군요.

    ◆ 박종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리 큰 그림을 그려봅시다. 지금 조선업계에 대해서 ‘이대로 둬선 큰일난다. 어떻게든 빨리 구조조정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고 한편에서는 ‘그러다가 인력 다 자르고 사람, 시설, 설비 다 줄이고 이랬다가는 일본 꼴 난다’ 이 두 가지 목소리가 크게 대비되지 않습니까?

    ◆ 박종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박 박사님은 어느 쪽이세요?

    ◆ 박종식> 저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감을 하지만 대신 지금과 같이 정부 주도, 특히 금융 쪽 관점에서의 구조조정은 필요로 하지 않다.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왜요? 왜 그렇게 보십니까?

    ◆ 박종식> 일단 기본적으로 지금 원래 2000년대 이후에 조선산업은 사실상 조선해양산업이 됐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조선산업의 전방산업은 해운업이었는데 2000년대 이후는 사실상 에너지산업이 전방산업으로 같이 자리를 잡게 되죠. 그러면서 소위 말해서 조선해양산업이 되는 겁니다.

    ◇ 정관용> 거기에서 말하는 해양이라고 하는 것은?

    ◆ 박종식> 에너지산업.

    ◇ 정관용> 해양에서 에너지를, 석유 시추 같은 것 하는 해양플랜트산업.

    ◆ 박종식> 네, 맞습니다. 그렇게 되면서 해양산업 부분이 오프쇼어(Offshore)라고 하는 부분이 굉장히 커졌는데요. 사실 이 부분은 지금 상당히 어렵고 전망이 아주 불투명합니다.

    ◇ 정관용> 해양 파트가?

    ◆ 박종식> 네.

    ◇ 정관용> 조선도 수주가 안 된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 박종식> 조선도 어려운데 해양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일정 정도, 특히 지금 한국의 빅3들은 해양과 조선이 7:3에서 6:4 정도의 비율입니다. 7:3 정도로 보시면 되는데요.

    ◇ 정관용> 해양이 더 많군요?

    ◆ 박종식> 네, 지금은 더 많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걸 갖다가 좀 전에 말씀드렸지만 해양 전망이 지금 아주 불투명하기 때문에 많이 줄여야 합니다. 이건 현실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그런 점에서 과거와 같이 조선이 7 정도 되고 해양은 3.

    ◇ 정관용> 그런 식으로 구조를 바꿔야 된다?

    ◆ 박종식> 바꾸는 걸 필요로 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해양플랜트는 왜 그렇게 지금 전망이 안 좋습니까?

    ◆ 박종식> 해양플랜트는 2010년도 이후에 해양플랜트의 전망이 좋았던 이유는 고유가 행진 때문이었습니다.

    ◇ 정관용> 아. 그렇죠.

    ◆ 박종식> 해양에서 심해 석유시추를 하는데.

    ◇ 정관용> 하더라도 비용이 더 드는데.

    ◆ 박종식> 그렇죠.

    ◇ 정관용> 그래도 고유가면 채산성이 있다.

    ◆ 박종식> 배럴당 보통 80달러 정도 심해 석유시추를 하는 데 생산원가가 들어간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이게 100달러가 넘어가야지 전망이 있는데 2014년도 여름부터 폭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셰일가스 때문에 폭락을 했는데 폭락한 이후에 이게 사실 지금 상황에서는 60달러도 돌파하기 힘든 상황이죠.

    ◇ 정관용> 요즘 조금 유가가 오른다고 하지만 과거 고유가 시대로 가기에는 상황이 완전 다르군요.

    ◆ 박종식> 그렇죠.

    ◇ 정관용> 그게 아까 말씀하신 셰일가스, 그것 때문이군요.

    ◆ 박종식> 네. 또 60달러가 넘어가면 셰일가스 생산이 확 늘어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프쇼어는 지금 사실 전망이 아주 불투명한 겁니다. 그런 점에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그리고 이런 점에서는 저도 동의를 하고요. 대신 상선 부분은 우리가, 또 하나 먼저 말씀드릴 것은 해양 부분은 그런 불가피한 점도 있고 우리가 무리하게 진출한 것도 분명히 맞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을 하는 것처럼 무리하게 뛰어든 측면도 좀 있고요.

    ◇ 정관용> 이제 고유가 시대가 곧 온다, 이렇게만 본 거로군요. 셰일가스 생산국들이 치고 나와서 산유국들의 목을 조를 건 몰랐던 거군요?

    ◆ 박종식> 아무도 예상 못했죠, 2016년도에. 그런 점이 있고요. 그래서 그런 점들이 좀 있고 다만 조선, 상선 부분은 한국이 여전히 2000년대 이후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상선 부분에서 저는 무리한 설비나 인력을 감축하는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고 오히려 이 부분들을 갖다가 상선 부분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까지 보도된 것들 가운데 해양플랜트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보도가 없었기 때문에 박사님한테 아주 중요한 정보를 하나 얻은 것 같고요. 그런데 조선 파트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리지 않습니까?

    ◆ 박종식> 네, 맞습니다.

    ◇ 정관용> 한쪽에서는 한 2년만 버티면 다시 조선업계 수주물량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는 쪽과 그렇지 않다. 장기불황이다.

    ◆ 박종식>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전 세계 교역량이 줄어들고 있지 않느냐’ 이런 얘기들 나오지 않습니까?

    ◆ 박종식> 진행되는 논의를 봤을 때 해양 쪽의 불투명한 전망들은 대체로 맞는 것 같고요. 조선 부분, 상선 부분에서는 전방산업인 해운업과 연동해서 봤을 때 이게 어떤 게 옳다라고 지금 말하기가 상당히 쉽지가 않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박종식> 네, 그런 점에서 2018년도나 2020년도에 부정적인 전망을 근거로 조선산업의 설비와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객관적인 팩트는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런 주장의 근거는 없다.

    ◆ 박종식> 반면에 낙관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제가 봤을 때는 팩트가 있긴 한데 근거가 있긴 하지만 좀 약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두 주장 다 근거가 약하다?

    ◆ 박종식> 네. 그런 점에서는 일각에서는 골든타임 얘기를 하고 있지만 지금 서둘러서 굳이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 정관용> 조금 시간을 두고 볼 필요가 있다?

    ◆ 박종식> 두고 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특히나 상선 부분에서는, 지금 빅3는 아마 2017년 말까지는 어느 정도 소위 말하는 생산물량들을 확보한 상태에 있기도 합니다. 물론 상선을 설계하는 데 한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점은 있긴 합니다마는 한 1년 정도의 시간은 좀 보고서 지금 당장 설비를 감축을 하고 인력을, 사람들을 자르고 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라는 게 저의 판단입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2017년 말까지, 내년 말까지 물량을 확보했다?

    ◆ 박종식> 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이미 거제도는 사람들이 몇 만 명씩 빠져나가고 있다지 않습니까? 그건 왜 그렇습니까?

    ◆ 박종식> 그렇게 많이 빠져나가고 있지는 않고요. 대우조선을 제가 얼마 전에 확인했을 때는 사내하청 인력 중심으로 한 3500, 4000명 정도가 줄어들긴 했습니다.

    ◇ 정관용> 대우조선해양에서만.

    ◆ 박종식> 그런데 그렇게 줄어든 부분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점점 신규로 해양 부분에서의 일감들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빠져나가는 거죠.

    ◇ 정관용> 아, 해양플랜트 쪽 인력이 주로다?

    ◆ 박종식> 네. 그쪽은 아마 계속 빠져나갈 것입니다.

    ◇ 정관용> 아직 선박제조 이쪽 파트는...

    ◆ 박종식> 상선 쪽은 계속 2019년까지도 사실 물량은 있고요. 그런데 예를 들면 2015년, 2016년, 2017년까지는 가동률을 100이라고 했을 때 2018년 되면 이게 지금 상황이라면 80이나 90으로 떨어지고 조금씩 조금씩 수주를 못 하면 떨어지게 될 가능성들은 있죠. 그런데 물론 수주를 하면 다시 또 유지가 될 수도 있고요.

    ◇ 정관용> 그럼 요즘 계속 그쪽 거제도 르뽀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은 주로 상선, 조선 파트가 아닌 해양플랜트 위축으로 인한 그런 결과였다?

    ◆ 박종식> 해양플랜트 공사가 끝날 때마다 5000명씩 일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걸 우리가 구분하지 않고 그냥 회사 이름이 대우조선 이런 식이니까 그냥 조선, 조선 했던 거군요. 그러면 우리 박 박사님의 주장에 따르면 해양플랜트는 앞으로도 암울하다. 그쪽은 줄여야 한다.

    ◆ 박종식> 네. 아마 제가 봤을 때는 앞으로 3, 4만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나 조선 파트는 쉽게 건드려서는 안 된다.

    ◆ 박종식> 그렇죠. 조선 파트를 굳이 지금 전망이 어둡다고 지금 수주절벽이라고 사람을 함부로 구조조정할 필요는 없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정부가 주도하고 또 금융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구조조정 이건 안 된다고 아까 처음에 말씀하셨잖아요. 정부는 그러면 조선 파트 쪽에 인력도 줄이려고 하는 겁니까?

    ◆ 박종식> 일단은 기본적으로는 설비 자체를 지금 한 2, 30%는 줄일 것을 빅3뿐만 아니라 지금 살아남은 중형급 조선소들에게도 어느 정도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지금 대우조선만 하더라도 소위 몇 말하는 도크가 7개가 있거든요.

    ◇ 정관용> 도크가 배를 지을 수 있는 핵심설비죠.

    ◆ 박종식> 그 7개 중에 2개를 폐쇄하겠다고 지금 발표한 상태고요. 이런 식으로 그러면 30% 정도씩 줄거든요. 그래서 현대중공업에서도 현대중공업은 9개 도크 중에서 한 2개 정도 비슷하게.

    ◇ 정관용> 그런 걸 줄이겠다는 계획을 자구안으로 내놨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 박종식> 굳이 지금 줄일 필요는 없다. 당장. 말씀드린 것처럼 1, 2년 정도는 시간을 더 두고 볼 필요는 있다는 거죠. 얼마 전에 지금 그리스에서 현대중공업이랑 대구조선이랑 추가 수주 소식들은 들어오거든요. 그래서 완전히 5월, 6월 되면서 수주 소식들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는데 아마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좀 더 나아질 겁니다. 물론 이 정도 가지고서는 충분하지는 않은데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조금씩 나아질 것이기 때문에.

    ◇ 정관용> 그래도 좀 상선, 조선 분야의 수주물량은 늘어날 가능성을 좀 점치시는 것 아닙니까, 어쨌든. 그 근거는 뭐예요?

    ◆ 박종식> 일단 지금 전세계적으로 국제해사기구라고 IMO라고 있는데요. IMO에서는 계속 해상환경오염에 대한 규제들, 선박에 의한 환경오염에 대한 규제들을 강화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나 2020년 같은 경우는 황산화물질에 대한 배출 규제가 대폭 강화됩니다. 그래서 기존에 만약에 100만큼 배출을 했다면 앞으로 2020년 이후는 7분의 1로 줄어들게 됩니다.

    ◇ 정관용> 7분의 1로 줄여라.

    ◆ 박종식> 줄이라고 하거든요.

    ◇ 정관용> 황산화물질?

    ◆ 박종식> SO2, SO3 이런 물질들의 배출들을 강력하게 규제를 하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배가 운항할 때 그런 게 나옵니까?

    ◆ 박종식> 네. 연료를 태우면서.

    ◇ 정관용> 그것도 디젤인가요? 경유로 때우나요?

    ◆ 박종식> 대부분 디젤이나 더 싼, 예전에는 벙커씨유도 썼는데 최근에는 디젤이나 이렇게 석유계 연료들을 주로 쓰고 있죠.

    ◇ 정관용> 그런데요. 그런 해상환경.

    ◆ 박종식> 환경오염 규제가 강화되는데요. 2020년부터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신규 선박뿐만 아니라 기존의 선박들도 강화된 환경오염 규제의 적용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신규 선박들을 일부는 발주를 할 수밖에 없죠, 새롭게. 그러니까 환경규제에 맞게 노후 선박들이나 이런 경우들은 신규 선박을 발주를 해야 되고 기존 선박들 같은 경우에도 부분적으로는 강화된 환경규제에 맞게 선박을 개조.

    ◇ 정관용> 개조해야 되는군요.

    ◆ 박종식> 개조해야 하는 상황인 거죠.

    ◇ 정관용> 그런 환경기준에 맞게끔 하는 엔진 이런 것들은 우리가 다 만들 수 있어요?

    ◆ 박종식> 개조 같은 경우는 사실 한국의 중형 조선소들이 하면 어느 정도 적당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 정관용> 그리고 신규선박 제조는?

    ◆ 박종식> 발주들도 크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 정관용> 이것도 또 잘 모르던 포인트네요. 그러니까 우리는 중국 경제가 어떠니 이래서 세계무역량, 교역량 이 얘기만 했는데. 그거 말고 해상환경오염 규제 때문에 신규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아직도 우리는 경쟁력이 있다?

    ◆ 박종식>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러면서 최근에는 파나마운하 6월 말 확장, 개통되거든요. 그러면서 아마 대형 선박, 선박의 대형화 추세가 되거든요.

    ◇ 정관용> 기존 파나마 운항, 못 지나다니던 큰 사이즈가 다니게 되니까.

    ◆ 박종식> 그런 것들도 사실 한국의 조선산업들이 사실 한국의 빅3가 선박의 대형화를 주도해 왔거든요. 그런 점에서 한국의 빅3가 소위 말하는 탑 해운사들 그다음에 탑 해운사들과 손잡고서 선박 대형화를 주도해왔었는데 환경오염 규제강화는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이나 이런 것들을.

    ◇ 정관용> 우리한테 기회일 수 있다?

    ◆ 박종식> 기회가 될 수도 있죠.

    ◇ 정관용>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미 우리의 경쟁력이 중국한테 넘어갔다. 이런 얘기도 많이 들렸잖아요.

    ◆ 박종식> 그 얘기는 사실은 정확하게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요.

    ◇ 정관용> 그래요?

    ◆ 박종식> 중국의 선박기술이라는 것은 그러니까 선박의 종류 중의 가장 단순한 벌크선에서는 한국의 중형급 조선소랑 중국이나 비슷합니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가장 최첨단, 지금 대우조선에서 제일 잘하고 있는 엘엔지선 같은 경우는 중국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 정관용> 우리는 일본은 이미 넘어섰고?

    ◆ 박종식> 일본도 대형 선박에 대해서는 제작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초대형선박은 최근에 일부 경험들을 쌓고 있고요. 한국의 빅3는 그것 못지않게 초대형 선박들에 대한 경험들이 엄청나게 많이 쌓여 있는 상태입니다. 이걸 쉽게 따라오기 힘들고요. 그런 점에서 10년 정도는 중국이 쉽게 따라오기는.

    ◇ 정관용> 이런 시점에 우리가 섣불리 도크 같은 걸 폐쇄하고 인력을 감축하면 일본 꼴 나는 겁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박종식> 저는 그런 식으로 갈 것이라고 봅니다.

    ◇ 정관용> 일본 얘기 좀 해 주세요.

    ◆ 박종식> 일본 같은 경우는 1973년도 오일쇼크 이후에 1976년, 1977년도에 한 번 1차 구조조정을 합니다. 그리고 1985년도 미일 간 플라자합의 이후에 엔고로 인해서 다시 한 번 88년, 89년도에 다시 2차 조선산업 구조조정,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거죠. 두 차례 구조조정을 하는데요. 두 차례 구조조정의 핵심은 설비의 축소입니다.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도크 폐쇄거든요. 그러면서 1975년도 기준으로 봤을 때 1990년 되면 생산능력이 55%가 줄어들게 되죠. 이렇게 줄어든 상황에서 90년대 말 한국은 오히려 특히 삼성중공업이 1994년도를 기점으로 공격적으로 설비투자를 하죠. 그게 오히려 역전의 빌미가 돼서 2000년도 되면서 한국조선산업이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 정관용> 우리가 이번에 줄이면 그걸 중국이 차고 올 수도 있겠군요?

    ◆ 박종식> 지금 세계 조선산업은 한중일 세 나라가 독식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설비를 줄인다는 것은 곧 이웃 경쟁국인 중국이 선박의 생산 비중을 높일 수 있는 바로 기회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사실 중국에서 북쪽 지역의 조선, 북쪽 해운조선사들은 이미 설비투자하고 있습니다. 계획은 지금 한 8천억원 정도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중국 정부도 그건 막대하게 지원을 하겠죠.

    ◆ 박종식> 그리고 일본도 뒤늦게, 일본의 일부 몇몇 조선소는 지금 한 4천억원 정도 설비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일본까지도.

    ◆ 박종식> 네.

    ◇ 정관용> 그런데 우리만 지금 줄이려고 해서는 곤란하다?

    ◆ 박종식> 그렇죠. 그런 점에서는 저는 한국에서 지금 중국이랑 일본의 조선산업 현황에 대해서 너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러면 이 중국과 일본의 경쟁력 수준이 어느 정도이고 지금 이 두 나라가 왜 지금 다 같은 조선산업이 위기라고 하는데 왜 설비투자를 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좀 더 함께 검토를 하고서 물량도 어느 정도 남아 있기 때문에 굳이 지금 서둘러서 설비 축소를 할 이유는 없다.

    ◇ 정관용> 그런데 크게 보면 이 해양플랜트 분야에 너무 또 무모하게 과잉 투자한 것들도 많고 해서 줄이긴 줄여야 되고 회사 전체로서는 어려운 것 아니겠습니까? 이 세 회사가 모두 다. 그렇죠? 때문에 구조조정 펀드까지 만들고 정부가 한다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우리 박 박사님 말씀처럼 그쪽은 좀 일부 손대더라도 조선 쪽은 아직은 손대지 말아야 된다. 그러면 연명할 수 있게 자금을 더 줘야 한다, 이렇게 연결될 수도 있거든요.

    ◆ 박종식> 저도 그런 생각을 좀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6월 8일에 정부에서 선박펀드로 한 1조 3천억 정도 이렇게 대형컨테이너선 10척 지을 수 있는 돈이거든요. 그런데 이 정도 가지고서는 빅3의 수주절벽을 극복하는 데 전혀 별 도움이 안 됩니다. 중국 같은 경우는 올해 40만톤급 벌크선 40척을 갖다가 중국 6개 조선소에다가 발주를 했거든요.

    ◇ 정관용> 정부가?

    ◆ 박종식> 네. 그 정도는 해야 좀 숨통이 트일.

    ◇ 정관용> 일각에서 그런 말 하지 않습니까? 해운산업들은, 해운업도 어렵지 않습니까? 해운업은 정작 컨테이너선 같은 걸 자기들이 소유하고 있지도 못 하잖아요. 외국배를 빌려다가 쓰잖아요. 그것도 용선료를 너무 또 일찌감치 장기간 계약을 해서 너무 비싸게 주고 있다 해서 이번에 용선료 인하 협상을 하지 않았습니까? 차제에 이 해운업의 용선료 부담도 줄이고 조선업에 물량을 주고 하려면 정부가 주도해서 무슨 펀드 같은 걸 만들어서 정부가 조선업계에 큰 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고 그걸 다 지으면 해운업계가 그걸 인수 받아서 용선료 주는 대신에 그 돈을 갚아나가고 이런 식으로 하면 윈윈된다는 말 나오잖아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종식> 저는 이게 사실 일본에서 이미 2010년도부터 했던 전략이기도 하고요. 저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 정관용> 그런데 왜 그렇게 안 할까요? 그렇게 안 하고 자꾸 줄이려고만 할까요?

    ◆ 박종식> 지금 한국의 조선, 한국의 해운산업 자체가 소위 말하는 탑 브랜드의 해운사들에 비해서 많이 쳐지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 경쟁력이.

    ◆ 박종식> 네. 경쟁력에서 많이 뒤쳐지고. 그러니까 선대를 대형화하거나 이런 것들에서 항상 뒤쳐지는 해운사들인 것 같달까. 그러니까 용선료 협상 같은 경우도 용선료도 보통 10년 이상 장기계약은 일반적입니다. 일반적인데 덴마크 머스크사 이런 데들은 선박 용선료가 낮을 때 계약을 하고 용선료가 점점 오르기 시작하면 한국의 해운사들한테 상투 잡는 식으로 하거든요. 이게 규모가 작아서 그렇습니다. 주도해 나가는 업체들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한국의 조선산업은 주도를 해가는 업체들이고. 이런 갭이, 차이가 있어서요.

    ◇ 정관용> 오늘 시간 때문에 거기까지 자세하게는 못 하겠습니다만 그런 방안까지 검토를 포함해서 조선파트에 대고 함부로 손대는 것은 당분간은 자제해야.

    ◆ 박종식> 특히 숙련인력을 갖다가 구조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해야 됩니다. 한 번 숙련인력이 나가면 이게 쉽게 확보하기가 힘들거든요. 지금 일본이 고생하는 것도 그것 때문입니다.

    ◇ 정관용>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박종식>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 박종식 박사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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