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환자를 이송한 구급대원이 구급차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공백으로 '응급실 뺑뺑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 청주에서 8세 소아당뇨 환자가 치료가능 병원을 찾지 못해 인천까지 이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28일 충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4분쯤 청주시 서원구에서 '아들의 당수치가 높다. 도와달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는 소아당뇨 환자인 신고자 A씨의 아들, B(8)군이 고혈당 증세로 인슐린 투여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B씨를 받아줄 수 있는 병원을 물색했다.
하지만 충북 관내는 물론, 인근 충남과 세종, 대전 소재지 병원 등 9곳이 모두 '소아전문의 부재', '병상 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이송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렵사리 수소문 끝에 B군은 자정을 넘겨 신고 2시간 30분 만에야 청주에서 110㎞ 가량 떨어진 인천 인하대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치료를 받고 현재는 안정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을 옮긴 소방당국은 이송 당시 B군의 상태가 응급상황 5단계 중 3단계에 해당된다고 보고, 당수치를 낮추는 처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에선 앞서 지난 19일 양수가 터진 20대 임신부가 병원 14곳으로부터 수용을 거부당해 2시간 만에 대전 병원으로 이송되는가 하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70대 폐렴 환자가 약 2시간 30분 만에 평택의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