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평가 유출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은 이 강사의 수업 강의실 배정표. (사진=김기용 기자)
지난 2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문제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스타 학원강사 이 모(48) 씨가 수년간 현직교사에게 금품을 주고 문제를 사들인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 씨가 2010년 이전부터 최근까지 경기도 광명시 한 고교의 국어교사 박 모(53) 씨에게 3억 원 가량을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씨는 수능 6월 모의평가 검토위원을 맡았던 같은 지역 교사 송 모(41) 씨에게 전해들은 출제 내용을 이 씨에게 유출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지난 17일 구속됐다.
박 씨는 이 씨로부터 받은 3억원 가운데 수천만 원을 다른 교사 6~7명에게 전달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로부터 강의 교재에 수록할 문제를 만들어달라고 의뢰를 받은 박 씨가 다른 교사들에게 문제 출제 '재하청'을 준 것.
교사들은 각각 수백 문제씩 만들어 박 씨에게 제공했고, 이 문제는 다시 이 씨에게 전달됐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들은 문제당 3만~5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수능이나 모의평가 문제가 추가로 유출된 사실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이 씨가 박 씨에게 건넨 돈은 문제 유출이 아니라 문제 구매 대가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직 교사가 학원 강사에게 문제를 파는 게 괜찮은지는 법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박 씨를 조사한 뒤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