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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만표 먼지만 털었나?…제 식구 감싸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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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만표 먼지만 털었나?…제 식구 감싸기 '논란'

    법조계 '홍만표 방지법' 추진

    홍만표 변호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검찰이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인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를 재판에 넘겼지만, 박모 검사를 제외한 현직 검사의 연루 정황은 밝혀내지 못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20일 변호사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홍 변호사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적용한 혐의는 크게 세 가지. 우선, 지난해 8월 상습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던 정 대표로부터 검찰 간부 등에 대한 사건 무마 청탁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다.

    또 지난 2011년 9월 네이처리퍼블릭의 서울메트로 지하철 매장 입점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감사원·서울시 관계자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정 대표 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한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사건 수임내역을 신고하지 않거나 축소 신고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임료 34억여원을 누락해 결과적으로 15억원 상당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도 적용됐다.

    홍 변호사는 변호사 개업 이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관리업체 A사를 통해 수임료를 빼돌리고 오피스텔과 빌딩 등 부동산 100여 채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상식을 넘어선 공격적인 '재테크'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핵심 의혹이었던 전관 로비의 실체는 밝혀내지 못했다. 홍 변호사가 정 대표로부터 받은 5억원을 실제로 검사나 판사, 감사원, 서울시 관계자 등 이른바 '현관'에게 전달했다는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으로 검찰이 정 대표의 보석 신청에 대해 '적의처리' 의견을 낸 경위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18일 상습도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 받자 올 1월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당시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까지 했던 검찰은 정 대표가 보석 신청을 한 지 이틀 만에 재판부가 알아서 판단해 결정하라는 취지의 '적의처리' 의견을 냈다.

    일반적으로 기업 총수의 도박 사건과 맞물리는 '횡령' 혐의도 정 대표 사건에서만큼은 예외였다. 홍 변호사는 적의처리 등의 과정에서 검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자체 진상조사와 함께 담당 부장검사들을 불러 조사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공판부장과 당시 공판검사가 강력부와 합의된 감경구형 사유 등을 고려해 적의처리 의견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문제가 불거진 뒤 정 대표를 수사했던 수사팀은 보석에 반대했다는 입장을 주변에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알려져 여전히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사진=자료사진)

     

    검찰은 또 해외 도박 혐의로 지난해 5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을 구속기소할 당시 회삿돈 122억원에 대한 횡령 혐의를 소상히 밝혀낸 적이 있어 정 대표 사건과는 대조를 보였다.

    지난 2014년 상습도박 혐의로 검·경 수사를 받던 정 대표가 두 차례 무혐의를 받아낸 과정에서 홍 변호사가 현직 검사 등에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구심도 남아있는 상태다.

    검찰은 제보자가 출석에 불응하고 관련 증거가 부족해 정 대표를 무혐의 처리했을 뿐 금품 수수는 없었다고 못박았다. 특히 이른바 '윗선' 개입설에 대해서는 홍 변호사가 검찰 간부들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홍 변호사가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등 기업 총수들의 비리 사건을 수임하면서 선임계를 내지 않고 전화통화 등을 통해 '몰래 변론'을 했다는 의혹은 일부 사실로 드러났지만, 실제 사건 처리는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검찰 관계자는 "홍 변호사를 선임한 상당수 의뢰인들이 불만을 많이 토로했다. (의뢰인들은) 홍 변호사가 검찰에 적극적으로 변론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홍 변호사가 전관 출신임을 내세워 사건을 수임했을 뿐 실제로 검사에 대한 청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유독 핵심 로비 의혹에 대해서만 '빈손 수사' 결과가 나오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일부 관련자에 대해 금품 수수 여부를 계속 수사 중"이라며 여지를 남겼지만, 검찰의 강력한 의지가 없는 이상 추가 기소를 통한 공소장 변경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그동안 언론에 보도됐던 각종 판·검사 연루 의혹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해명되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그런 의혹들이 제대로 해명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운호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법조계에서는 전관 비리 근절을 위한 자정 노력이 잇따르고 있지만,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법적인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은 의문이다.

    대한변호사협회(하창우 회장)는 이날 검사장급 이상 검사와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법관의 변호사 개업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전관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판·검사와 변호사를 별도로 선발하는 법조인 양성제도와 전관 비리 변호사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의 내용도 담겼다.

    앞서 서울지방변호사회(김한규 회장)도 이른바 '홍만표 방지법(평생 법관·평생 검사제)'을 도입하기 위해 입법 청원을 하기로 했다. 대법원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동료 대법관의 사건 수임을 제한하고 전화 변론을 금지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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