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66)이 27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검찰이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소환했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7일 오전 9시 30분쯤 남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남 전 사장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측근에게 일감을 몰아줘 회사에 피해를 입힌 점을 인정하는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하고 자리를 떴다.
남 전 사장은 재임 중이던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학 동창이자 대우조선 협력업체인 휴맥스해운항공 회장 정모(65)씨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배당금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남 전 사장은 2009년 10월 자회사 디섹을 통해 정씨가 대주주인 부산국제물류(BIDC) 지분 80.2%를 사들이도록 했다. 검찰은 대우조선에서 BIDC로 흘러간 육해상운송비가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1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이처럼 일감을 몰아준 뒤 BIDC의 지분을 차명으로 보유하면서 배당소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업무상 횡령과 배임증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증거위조교사 등의 혐의를 지난 17일 구속됐다.
남 전 사장은 또 측근인 건축가 이창하씨를 통해서 거액의 배임과 횡령을 저지른 의혹도 받고 있다.
이씨가 연루된 오만 선상호텔사업과 서울 당산동 사옥 매입, 삼우중공업 잔여지분 고가매입 등에서 특혜를 주고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을 상대로 측근에게 일감몰아주기를 한 적이 있는지 등 배임과 횡령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남 전 사장이 재임 기간 중 분식회계를 지시하거나 묵인했는지 등도 조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고재호 전 사장 재임시기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분식회계 규모가 순자산 기준 5조 4천억원 가량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감사원이 밝힌 같은 기간 분식회계 규모 1조 5천억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검찰은 남 전 사장 재임시기 분식회계까지 합치면 규모가 천문학적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