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인숙 의원 (사진=박인숙 의원 홈페이지)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으로 촉발된 국회의원 보좌진 친인척 채용 논란이 새누리당으로도 불똥이 튀었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29일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즉각 시인하고 사과한 뒤 해당 보좌진에 대해서는 면직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사촌언니 아들을 5급 비서관으로, 동서를 인턴으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은 이와 함께 이날 혁신비대위 회의에서 보좌진 채용 규정을 즉석 안건으로 올려 현행 '4촌 이내 친인척' 범위를 '8촌 이내'로 강화했다.
총선 패배 후유증으로 당의 형편이 가뜩이나 어려운 가운데 추가적인 악재가 터져나올 경우 버텨낼 재간이 없다는 판단에서 속전속결의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이 발빠른 대응에 나서긴 했지만, 8촌 이내의 강화된 규정을 적용하면 상당수 소속 의원들이 눈물을 머금고 일부 보좌진을 교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박 의원 외에도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둔 의원들에 대한 소문이 파다하다.
하태경 의원이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민주 서영교 의원 파동을 거론하며 새누리당도 자체 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읽혀진다.
예컨대 친박 실세 A의원의 경우 친인척이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고, 또 다른 친박 재선 의원 역시 조카가 현직 비서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뒤늦게나마 보좌진 채용 규정을 바꾸긴 했지만, 지금껏 일반적 통념과 거리가 먼 친인척 규정을 적용해온 사실만큼은 비판을 면키 어렵다.
당 윤리강령 제9조 4항은 '당직자와 당 소속 공직자는 친인척을 유급의 부하직원으로 임명하지 아니하며'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친인척의 범위에 대해서는 '본인 및 배우자의 4촌 이내'(7조 2항)로 제한했다.
이는 5촌은 되고 4촌은 안 된다는 얘기인데, 통념상 5촌은 상당히 친밀한 친척관계로 받아들여진다.
현행 민법이 규정하는 친족 범위에 비춰보더라도 새누리당의 윤리강령은 크게 미흡하다.
민법 제777조는 친족관계로 인한 법률상 효력이 미치는 친족 범위를 '8촌 이내의 혈족'과 '4촌 이내의 인척'으로 하고 있다.
결국 새누리당의 보좌진 채용 관련 친인척 조항은 이제야 민법 기준에 부합하게 된 셈이다.
반면 야당의 경우는 이와 관련한 명시적 규정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민주 윤리규범은 '친인척' 관련 내용으로 '당 소속 공직자 등은 친인척 등을 위해 일반 국민에게는 통상적으로 제공되지 않는 혜택 등을 확보하기 위해 부당한 행동 등을 해서는 안 된다'(제9조 1항)로 두루뭉술하게 규정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달리 4촌 이내(기존 규정)로 제한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선 보다 엄격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서영교 의원 사례를 보면 이런 해석이 무색해진다.
'당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을 겪고있는 국민의당의 경우는 아예 별도의 윤리규범이나 윤리강령이 없고 당헌과 당규에도 친인척 관련 조항은 들어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