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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부축한다더니 지갑 '슬쩍'…주의 요망

     

    날씨가 더워지면서 인사불성의 취객을 부축하는 척하며 금품을 훔치거나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잠든 취객의 주머니를 노리는 일명 '부축빼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찰은 날씨가 더워지면 더워질수록 부축빼기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주의를 당부했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술 취한 사람에게 접근해 금품을 훔쳐 달아난 김 모(49) 씨를 절도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13일 오후 11시 30분쯤 대전 유성구의 장대교에서 술에 취해 전화하다가 잠든 강 모(43·여) 씨에게 접근했다.

    강 씨는 택시를 기다리다 곯아떨어져 있었고 김 씨는 핸드폰과 지갑 등이 들어있던 700만 원 상당의 핸드백을 가로챘다.

    잠시 후 잠이 깬 강 씨는 자신의 핸드백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됐고 112에 신고했다.

    김 씨는 이를 포함해 지난 5월부터 한 달간 22차례에 걸쳐 총 2000만 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취객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면 피해자들이 어디에서 물건을 도난당했는지, 분실했는지 기억하지 못해 신고하지 못할 거란 점을 악용했다.

    하지만 김 씨의 범행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김 씨가 훔친 카드를 이용해 편의점에서 생활용품을 샀고 카드 주인에게 물건을 샀다는 내용의 문자가 전송됐기 때문이다.

    김 씨가 저지른 소위 부축빼기는 경찰의 은어로 저항력이 없고 범죄에 무방비 상태인 취객의 지갑을 터는 절도 범죄를 말한다.

    과거 취객들의 비틀거리는 모습이 아리랑 민요의 춤추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아리랑치기'로 불리기도 했다.

    부축빼기 피해자들은 대부분이 취객들이다.

    수법은 대개 30분~1시간 이상 특정 장소에 쓰러져 있거나 자는 취객에게 다가가 깨우는 척하며 상·하의를 뒤져 금품을 훔쳐 달아난다.

    부축빼기는 현행범이 아니면 잡기가 쉽지 않은 탓에 다른 범죄보다 재범률도 높은 편이다.

    특히 범행을 시도하다 피해자가 깨어나면 둔기 등으로 사람을 내려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일명 '퍽치기'로도 돌변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부축빼기가 취객에게 접근해도 주변 사람들은 일행이나 동료인 줄 알고 주의해서 보질 않는다"며 "과음했다면 동료가 콜택시나 모범택시를 잡아줘 혼자 외진 길을 가지 않도록 챙겨야 하고 소형 호루라기를 갖고 다니면서 위급할 때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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