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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산물 비싼 진짜 이유.. '뒤죽박죽 유통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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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농산물 비싼 진짜 이유.. '뒤죽박죽 유통구조'

    유기농 채소, 최대 6단계 거쳐 소비자 가격 껑충...일반 채소의 1.9배

    친환경농산물 가격이 일반농산물에 비해 비싼 이유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법으로 재배해 단위 생산량이 적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친환경농산물이 비록 비싸지만 몸에 좋은 만큼 당연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친환경농산물 소비도 학교급식용이 가장 많다.

    하지만, 친환경농산물 가격이 비싼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중간 유통구조가 뒤죽박죽 엉키면서 유통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앞 다투어 친환경농산물을 육성하겠다며 예산을 물 쓰듯 투입하고 있다. 중간유통 상인들의 배만 불리고 있는 형국이다.

    ◇ 친환경농산물 생산 감소세...전체 농산물의 2.6%

    친환경농산물이 일반농산물과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는 ‘인증’ 여부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했거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친환경농산물 인증 농가는 모두 6만 가구로 2014년 6만8천400가구에 비해 무려 12.2%나 감소했다. 국내 전체 농가의 5.4% 수준이다.

    지난해 재배면적도 7만3천139ha로 2014년 보다 9.9% 감소하면서 국내 전체 경지면적의 4.4%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친환경농산물 출하 물량은 지난해 46만 톤으로 2014년에 비해 무려 20%나 급감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전체 농산물의 2.6% 수준이다.

    재배면적 비중은 4.4%인데 생산량 비중이 2.6%에 불과한 것은 그만큼 친환경농산물이 무농약, 유기농법을 통해 재배하다 보니 단위생산량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친환경 채소 가격, 일반 채소의 1.9배

    이렇기 때문에 친환경농산물 가격이 일반농산물에 비해 1.3배에서 많게는 1.9배나 비싸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유기농 곡류(쌀, 고구마, 감자)의 소비자 가격은 일반농산물 보다 1.7배, 무농약 곡류 역시 일반농산물에 비해 1.4배 정도 비싸게 판매됐다.

    유기농 채소는 일반 채소 보다 1.9배, 무농약 채소는 일반 채소에 비해 1.8배 비쌌다. 사과와 배 등 과일은 무농약이 일반 과일에 비해 1.6배, 유기농 과일은 1.3배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이처럼 친환경농산물 가격이 비싸다 보니, 소비처가 매우 제한돼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농산물 출하물량 가운데 31.5%가 학교급식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식품안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성장기 학생들을 위한 친환경농산물 급식 예산을 2009년 1천500억 원에서 지난해는 9천400억 원으로 6배 이상 늘렸기 때문이다.

    이어, 친환경농산물 고정층 소비자들이 생협과 전문판매점을 통해 21%를 구매했고, 나머지 47.5%는 일반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와 백화점, 직거래 시장 등을 통해 구입했다.

    ◇ 친환경농산물 서민 식탁에서 밀려난 이유....다단계 판매 구조

    그런데, 문제는 친환경농산물의 소비자 가격이 비싼 이유가 단지 산지 출하가격이 높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유통구조가 다단계 형식으로 복잡하게 꼬이면서 유통비용이 부풀려지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농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2015년도 친환경농산물 유통경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농민들은 친환경농산물을 중간유통업체(32.8%)와 지역농협(27.4%), 도매시장(15.1%) 등을 통해 최초 출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출하된 친환경농산물은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게 된다.

    예컨대 생산자 농민이 1차 중간 유통업체에 넘긴 친환경농산물은 다시 2차, 3차 중간상인과 대형 유통업체 등을 거쳐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 4~6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역농협을 통한 유통구조는 더욱 복잡하다. 지역농협은 농가가 출하한 물량의 50%를 도매시장과 1차 중간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농민들이 처음부터 1차 중간유통업체를 통해 출하한 것 보다 유통단계가 최소 1단계 이상 늘어나게 돼, 유통비용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친환경농산물의 품목이 쌀과 고구마, 상추 등 155개에 이른다”며 “이처럼 소규모 다품목 체제로 생산되다 보니, 중간에 전문 도매시장 같은 대형 유통 채널 없이 중간유통업체를 활용한 다단계 경로를 통해 유통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와 관련해 생산자조직 중심의 광역 친환경농산물 전문유통조직을 설립하고, 온라인 홈쇼핑과 직거래 장터, 로컬푸드 등 친환경농산물 신규시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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