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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한국은행, 역대급 인사 앞두고 '술렁술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한국은행이 전례가 없을 정도의 대규모 인사이동을 앞두고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오는 22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올해 정기인사는 본부 보직국장 대부분과 공보관, 정책보좌관 등 주요 보직간부가 대부분 바뀌는 역대급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본부 13개 국장 자리의 경우 통화정책국장, 통계국장, 국제국장, 인사국장 등 4자리가 승진과 퇴직 등으로 공석 상태이고, 임금피크제에 걸려 자문역으로 물러나는 금융안정국장과 커뮤니케이션국장 등 두 자리를 포함하면 이미 6자리가 비게 된다.

    거의 대부분의 본부 간부들이 새로 임명되거나 이동하는 만큼, 이에 따른 대대적인 후속인사가 예정돼 있다. 이주열 총재의 임기 후반 체제가 구축되는 셈이다.

    앞서 지난 15일 있었던 임원급 부총재보 인사에서 특정 부서 출신이 독식한다는 불만이 제기되며 잡음이 있었던 터라 이번 인사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임원급 인사 이후 내부전산망에는 직원들의 비판 글이 올라오는 등 홍역을 겪었다. 조직 근저에 인사를 둘러싼 소외감과 불만이 누적돼 있다는 반증이다.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그동안의 인사에서 특정 부서와 학연에 과도하게 편중됐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얼마나 반영되느냐 하는 것이고, 다른 한가지는 김중수 전 총재와 가까웠던 인물들에 대한 '포용' 여부이다.

    논란이 되는 특정 부서는 한은의 핵심부서로 통하는 '통화정책국'과 '조사국'을 의미한다.

    현재 한은에서 이사급인 부총재보 5명 가운데 4명이 통화정책국 출신이다. 더구나 이 네 사람은 공교롭게도 이주열 총재가 통화정책국 담당 부총재보였던 2008년 통화정책국 팀장으로 동시에 함께 일했던 경력이 있다. 당시 통화정책국장은 장병화 현 부총재였다.

    이렇다 보니 다른 국에서는 그동안 누적돼온 인사편중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고, 친정 체제 구축이란 비판도 나왔다.

    다음으로 학연 문제는 특정 '대학'과 특정 '과' 출신이 주요 보직과 승진을 독식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다. 직원의 상당수가 소수 몇 개 대학 출신으로 이뤄진 만큼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소수의 주류 대학에 속하지 못한 직원들은 차별을 받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또한 주류 학교 출신이라 하더라도 고위 간부의 출신 학교에 따라 특정 학교 편중이 심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인사의 관심사 중 하나로 김중수 전 총재와 가까웠던 인물의 '포용' 문제가 부각된 것은 김 전 총재 시절 한은이 경험한 특이한 역사에 기안한다. 외부 출신이었던 김 총재는 한은의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었다. 한은에서 오랜 전통처럼 굳어있던 통화정책국과 조사국 중심, 연공서열식 인사 관행을 깨고 발탁 인사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전혀 색다른 충격에 조직이 크게 상처를 입었다.

    이주열 총재가 부임한 이후 한은은 이를 비정상적인 역사로 규정하면서 정상으로 되돌리는 인사를 해왔고, 이 과정에서 김 전 총재와 가까웠던 인물들은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해 이주열 총재는 더 이상 과거의 일을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온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인사에서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인사에 대한 높은 관심 만큼 하마평도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13개 본부 국장자리 중 유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외부에서 영입된 장민 조사국장,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정상돈 기획협력 국장, 내년에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게 되는 박이락 금융결제국장 등 세사람 정도다. 나머지 10 자리는 모두 새주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핵심 부서로 통하는 통화정책국장에는 박성준 발권국장, 박종석 총재정책보좌관, 신호순 금융시장국장 등이 거론된다. 현재까지는 박 보좌관이 좀 더 유력하는 이야기가 많다.

    국제국장에는 국제국과 외자운용원 업무 경력이 모두 있는 서봉국 공보관이 유력한 가운데 이중식 워싱턴사무소장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소장은, 유상대 뉴욕사무소장과 함께 김중수 총재와 가까운 인물로 분류된다. 중용될 경우 포용인사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공보관이 국제국장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후임 공보관에는 김욱중 기획협력국 부국장, 차현진 인재개발원장 등이 거론된다.

    금융시장국장에는 이환석 금융통화위원회실장 설이 우세하다. 다만 박 총재정책보좌관이 통화정책국장이 안될 경우 금융시장 국장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금융안정국장은 박성준 국장이나 신호순 국장 중 한명이 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인사경영국장에는 정길영 법규제도실장이 유력하다. 총재비서설장에는 박찬호 국제금융부장이 물망에 오른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의 경우 1급 7명, 2급 12명, 3급 18명, 4급 2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22일 인사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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