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 제조사들 앞다퉈 출시했으나 시장평가 박해
"갤노트7, 사용성 좋고 필요성 설득돼야 성공할 것"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기믹'(Gimmick)이라는 마케팅 용어가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구매를 유도하려 도입했지만,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은 제품 기능을 가리킨다.
홍채인식 센서가 스마트폰에 속속 적용되는 가운데 이 기술이 실제 유용하게 쓰일지 아니면 마케팅 술수에 그칠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갤럭시노트7에 홍채인식 센서를 탑재한다. 회사 측은 제품 공개 행사 초대장에 사람 눈을 연상시키는 무늬를 넣어 센서 탑재를 기정사실화 했다.
홍채인식 스마트폰은 갤럭시노트7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 후지쓰는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애로우 NX F-04G'에 '아이리스 패스포트'(Iris Passport)라는 이름의 홍채인식 기능을 적용했다. 세계 최초의 홍채인식 폰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으면 전면 센서가 0.6초 만에 사용자의 홍채를 스캔한다. 홍채인식은 스마트폰 잠금 해제뿐만 아니라 웹사이트 로그인, 간편결제 서비스에도 활용할 수 있다.
중국 TCL은 이달 초 보급형 스마트폰 'TCL 560'에서 '아이 베리파이'(Eye Verify)라는 홍채인식 기능을 선보였다. 인도 시장에서 불과 13만6천원에 판매돼 인기를 끌었다.
홍채인식은 지문인식을 잇는 차세대 스마트폰 인증 기술로 각광을 받는 분위기다. 사람마다 다르고 왼쪽과 오른쪽마저 다른 홍채는 지문보다 복잡하고, 정교하며, 위조하기 어렵다.
다만, 홍채인식 폰은 아직 초기 단계라 사용에 불편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TCL 560의 경우 눈으로 인증을 받으려면 기기에 상당히 가까이 다가가야 하고, 시간도 3초나 걸린다.
갤럭시노트7이 이런 한계를 극복할지는 미지수다.
삼성은 지문인식보다 빠른 홍채인식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IT 전문가들은 의문을 표시한다. 더구나 홍채인식은 식별의 신뢰도가 지문인식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홍채인식 속도, 거리, 정확도 등 사용성이 관건이다. 삼성페이와의 연동 등 편의성은 그다음 문제다.
앞서 삼성은 갤럭시S4에서 모바일 웹페이지를 사용자의 눈에 따라 움직이도록 한 신기술을 선보였으나 사용성이 기대에 못 미쳐 많은 이들에게 '기믹'으로 지적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이 홍채인식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며 "사용성이 우수하고 필요성을 설득할 수 있어야 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