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비사장 주식 특혜 매입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준 검사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검찰이 진경준(49) 검사장이 넥슨 자금으로 김정주 NXC(넥슨지주회사) 회장과 수년 동안 해외 가족여행을 간 단서를 잡고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 중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수년 전부터 김 회장과 해외 가족여행을 갈 때 넥슨 자금을 활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넥슨 자금의 흐름을 계좌추적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이 여행사 등으로 송금된 단서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은 여행사를 통해 여행경비와 비행기 티켓 등을 일괄적으로 결제하고 난 뒤, 추후 진 검사장으로부터 일부를 보전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회장이 진 검사장에게 막대한 시세차익을 안긴 점에 비춰봤을때 김 회장이 상당부분을 부담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이 대해 김 회장 측은 "가족여행을 갈 때 김 회장이 부담한 건 있지만 큰 돈은 진 검사장이 다시 보전했다고 한다"며 "횟수가 몇번인지는 모르겠지만, 완전히 일방적으로 (김 회장이 여행경비를) 부담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학동창 사이로 친분이 깊은 진 검사장과 김 회장이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수 차례 함께 가족 동반 해외여행을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법무부 출입국사무소 기록 수 년치를 토대로, 진 검사장과 김 회장이 함께 출국한 시점, 두 가족의 명단이 실제 올라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 사건에 연루된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넥슨지주회사) 회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또 넥슨에서 여행사 측으로 빠져나간 자금의 정확한 규모, 진 검사장이 실제로 보전을 했는지 여부와 액수 등을 진 검사장의 계좌내역과 비교, 대조하면서 살펴보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둘의 해외 가족여행 관련) 의혹이 있어 검찰이 확인하고 있다"며 "출입국기록과 가족들의 명단 수년치를 보고 있고, 진 검사장이 보전했다는 내역이 있는지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김 회장과 함께 다닌 해외 가족여행이 순수한 친구사이에서 이뤄진 가족동반 여행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김 회장이 지불한 여행경비의 경우 '잘 나가는 검사'였던 진 검사장에게 업무 관련 대가를 바라고 준 '뇌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자신의 가족만 대동하고 가는 해외여행에 넥슨 자금을 활용한 사정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회장을 조만간 다시 불러 진 검사장에게 제공한 해외 가족여행경비 등이 어떠한 명목이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여행경비의 경우 뇌물 등 범죄혐의로 의율할 수 있는지 법리적 판단을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대가성이 확인될 경우 뇌물죄를 적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한편 진 검사장은 2005년 김 회장으로부터 넥슨 주식 취득 명목으로 4억 25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7일 구속됐다.
이보다 앞서 진 검사장이 소환조사를 받던 15일 밤 긴급체포된 데는 김 회장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 검사장에게 제공한 4억 2500만원과 관련해 김 회장이 "진 검사장의 요구로 줬다"는 취지로 진술한 데 대해, 진 검사장이 심적으로 크게 흔들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