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내가 고아인줄 알았어요"…실종아동 10여 년 만에 가족 찾아

사건/사고

    "내가 고아인줄 알았어요"…실종아동 10여 년 만에 가족 찾아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외조부, 고모와 상봉

    10년 넘게 가족 없이 혼자 살아온 김 모(15) 군이 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가족들을 되찾았다. (사진=부산 동래경찰서 제공)

     

    9년 동안 실종됐던 10대 소년이 경찰의 끈질긴 노력으로 가족을 되찾았다.

    지난 2월 23일 부산 동래경찰서에 동래구의 한 주민센터로부터 미취학 아동에 대한 소재 확인 요청이 들어왔다.

    2007년 취학 통지서 발부 대상자였던 김 모(15) 군이 당시 초등학교에 취학하지 않은 뒤 지금까지 행방을 알 수 없다는 신고였다.

    경찰은 확인에 나섰지만, 김 군의 주소지였던 여관은 이미 4년 전 폐쇄된 상태였고 아버지는 2009년에 사망, 어머니는 행방불명된 뒤였다.

    경찰은 다른 가족을 수소문한 끝에 김 군의 외조부모와 고모와 연락이 닿았다.

    하지만 가족 모두 10년 넘게 김 군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군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황이었지만, 동래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김부환 경위는 포기하지 않고 본격적으로 김 군을 찾아 나섰다.

    우선 김 경위는 김 군의 외할아버지로부터 DNA를 제공받아 실종 아동 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했다.

    또 김 군 부모님의 행적을 중심으로 탐문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김 경위는 김 군의 아버지가 머물렀던 교회에서 김 군이 보육원에 맡겨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작은 실마리를 찾은 김 경위는 이를 바탕으로 고아원 등 250여 개의 관련 시설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고 "12년 전 비슷한 이름의 아이를 돌본 적이 있다"라는 한 복지사의 진술을 확보해 추적을 이어갔다.

    결국, 수사에 나선 지 한 달 만에 해운대구의 한 보호시설에서 김 군으로 추정되는 학생을 발견해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3개월 만에 나온 유전자 검사 결과는 김 군의 DNA가 외할아버지의 것과 일치한다는 것.

    10년 넘게 혼자였던 김 군은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외조부모와 고모 등 가족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김 군은 "지금까지 내가 고아인 줄로 알고 지냈다"라며 "가족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해진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 경위는 "수사 초기에는 막막한 생각이 들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아이를 잊지 않았던 많은 사람의 기억들이 모여 기적적으로 김 군을 찾을 수 있었다"라며 "김 군이 가족의 정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