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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이정재 "반공 영화, 꼭 나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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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상륙작전' 이정재 "반공 영화, 꼭 나쁜가요?"

    [노컷 인터뷰] "너무 의미 찾게 되면 영화 보이지 않아…영화적으로 봐달라"

    영화 '인천상륙작전' 주연배우 이정재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평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반공 영화'부터 '맥아더 영웅화'까지,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둘러싼 논란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그런 가운데 배우 이정재는 영화의 주인공인 해군 대위 장학수 역을 맡았다.

    그는 '전체가 엉망'이라는 한 리뷰를 가장 인상 깊은 평가로 꼽았다. 그만큼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영화에 대한 논란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다소 민감한 질문이 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뷔 23년 차를 맞은 배우인 그는 차근 차근 질문에 답해나갔다. 다음은 이정재와의 일문일답.

    ▶ 영화에 대한 평들이 아주 좋지는 않았다. 영화에 참여한 배우로서는 마음이 많이 복잡했을 것 같다.

    - 제작사와 이재한 감독은 이전에 '포화 속으로'라는 영화를 해 본 경험이 있다. 당시 본인들이 전달하고 싶은 의미와 다른 의견들이 워낙 많이 나왔다. 이번에는 그런 의견이 나오지 않게끔 시나리오 작업부터 최대한 그런 것들을 배제했다고 알고 있다. 수위를 조절할 것은 조절하고, 그러겠다고 해서 나야 경험이 없으니 괜찮다고 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은 처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었다.

    ▶ 그러면 본인이 생각했을 때, 이 영화가 진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 역사 속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희생해 온 분들에 대해 당연히 알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너무 의미를 찾게 되면 영화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영화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고. 나는 사실 그러고 싶지 않다. 영화를 영화적으로 보고 즐겨주셨으면 한다.

    ▶ 아무래도 임무 수행을 위한 전투 장면들이 많았다. 촬영 현장에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

    - 마지막 전투 장면 촬영은 정말 전쟁 같았다. 저희가 토목공사하고 있는 큰 테마파크 부지를 비려서 촬영을 했다. 다 흙밭이고, 눈이나 비고 오면 질척질척했다. 어쩔 때는 차가 올라가지도 못해서 2~3시간 동안 대기하기도 했다. 땅이 얼어서 스태프들 중에서는 넘어져서 골절을 당한 사람들도 있었다. 쉴 곳이 없기도 했다. 그냥 모닥불을 피워야 했는데 그러면 온 몸의 구멍으로 연기가 다 들어온다. 3일은 입에서 검은 먼지가 나오더라.

    영화 '인천상륙작전' 주연배우 이정재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거친 액션 장면 촬영도 많다 보니 필연적으로 부상 위험도 높았겠다. 가장 분량이 많고, 액션 장면의 중심에 있었는데 어땠나?

    - 사실 위험성이 높은 액션 장면 촬영에서는 다치지 않는다. 몇 번이나 신경써서 리허설을 하고 안전을 확인하니까. 추성훈 씨와 격투 장면에서 손목 인대가 찢어지고, 술집 총격 장면에서 피탄이 이마에 맞아서 화상을 당했다. 몸싸움을 하다 손가락 인대가 끊어지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촬영을 한 달 더하고 병원에 갔는데 세 달 정도 깁스를 했다. 지금도 손가락이 완벽하게 구부러지지가 않는다.

    ▶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더글러스 맥아더라는 인물을 지나치게 영웅화하지 않았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한 배우 개인의 의견이 있는지 궁금하다.

    - 사실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함부로 이야기하기 힘든 부분이 조금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우리는 인천상륙작전이 맥아더 장군 주도 하에 이뤄졌다는 명확한 부분들만 가지고 영화를 촬영했다. 맥아더 장군이라는 인물을 전체적으로 다루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그 논쟁은 별로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 맥아더 장군의 업적을 이야기하자는 영화가 아니다. 해군 첩보 부대와 켈로 부대 그리고 그들을 도왔던 인천 지역 시민들에 대한 이야기다.

    ▶ 더글러스 맥아더 역을 맡은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실제로 함께 하는 촬영 장면은 굉장히 적었을 것 같은데.

    - 촬영 들어가기 일주일 전에 한국에 왔다. 잠깐 티타임을 가지면서 컨디션이 어떤지, 식사는 입에 맞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연기 호흡은 너무 좋았다. 난 이미 역할에 몰입해 있었고, 특별한 리허설 없이 촬영했던 것 같다. 원래 존 트라볼타와 리암 니슨 두 배우가 모두 물망에 올랐었는데, 제작진 입장에서는 외적으로 맥아더 장군과 닮은 리암 니슨이 적격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한국과 똑같이 할리우드에서도 실화 영화에 강한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 맥아더 장군 또한 존경 받는 인물이기 때문에 배역을 선택했다고 들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주연배우 이정재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실존 인물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캐릭터 해석에 더 신경을 썼을 것 같다. KBS 다큐멘터리에서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는데 영화에 대한 애정이 엿보인다.

    - 내가 잘못 표현해서 누가 될까봐 부담감이 있었다. 그 시대 배경을 어떻게 해서든지 잘 이해해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에 많이 의존했다. 영화만큼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참여는 의미가 있다. 우리는 영화라는 포장을 했지만 그 분들의 이야기는 정말 그 시대에 본인들이 직접 겪은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이다. 의미로는 더 깊이가 있지 않을까?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이분법적인 선악 대립구도 때문에 '반공 영화'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런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수용하고 있나?

    - '반공'이라는 단어를 직역하면 공산주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아닌가? 반공 영화라서 꼭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그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좋게 해몽을 하자면 다 각자 느끼는 바가 있을 것 같다. 군인과 군인의 가족들, 그리고 일반 관객들의 시각이 다른 것처럼. '반공' 자체가 좋은 것이냐, 나쁜 것이냐는 맞지 않는 논쟁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본인에 대한 성대모사가 많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을 것 같기도 한데 지금은 대중에게 친밀감 있는 배우가 된 것 같다.

    - 처음에는 낯설었다. 특정한 포인트를 택해서 하니까 어쩔 때는 내가 저렇게 연기했나 싶기도 하다. 성대모사를 따라하면서 영상을 올리는 일반인들도 많다. 나중에는 저도 거기에 빠져서 슬쩍 누가 또 안 올려주나 보기도 한다. 나도 이제 기억이 나지 않는 '신세계'나 '암살' 대사들을 가지고 성대모사를 하니까…. 팬들과 나 사이의 벽을 허문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주연배우 이정재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시대극과 현대극을 넘나 들며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 왔다. 본인에게 어울리는 편안한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 많은 것을 시도해보려는 노력은 있다. 웬만해서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고. 사실 연기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일에 집중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배우만 열심히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좋은 프로젝트라면 언제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

    ▶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배우 정우성과 종합엔터테인먼트사를 차렸다. 여기에 대한 포부를 듣고 싶다.

    - 이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시작하게 된 큰 계기는 없고, 그냥 한 10년 전에 한 번 같이 해볼까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었다. 그 때는 각자 일을 할 때여서 그러다 말았다. 최근에 이제 한 번 함께 해볼까하고 가볍게 시작했다. 바라는 지향점이 있기는 하다. 일단 비즈니스 경험치가 없어서 우리가 사업을 확장할만한 재능은 없으니 신인이나 우리의 작은 경험과 조언이 필요한 후배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 저희보다 일 잘하는 후배들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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